사우디가 선적 이행 약속한 물량 ‘원유 공급 단절’ 최악 상황은 피해 韓 유조선 상당수, 얀부항 향할 듯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등이 표기된 관련 지도. 뉴시스
1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홍해를 통과한 한국 국적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다음 달 국내 정유사에 도입될 예정이다. 선박 추적 사이트와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이 선박은 3일 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연안의 얀부항을 출발해 약 20일 후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사우디 측에 4∼5월 배정 물량 5000만 배럴의 차질 없는 선적을 요청했고,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이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번에 홍해를 통해 운송되는 물량도 해당 계약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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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는 “최소한의 숨통이 트였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도입되는 원유 물량은 적고 높은 국제 유가에 물류비 부담도 남았지만, 원유 공급 단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가능성은 낮아져서다. 특히 홍해를 통한 우회 경로가 실제로 작동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대기 중인 우리 유조선 상당수가 얀부항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3일 기준 얀부항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원유 운반선은 43척이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얀부항까지의 거리는 1357km로 원유 운반선 운항 속도 기준 54시간이 소요된다. 이란 전쟁 이후 하루 평균 39척이 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움직임은 여전히 변수다. 다만 정부는 미-이란,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국면 속에 후티 반군이 개별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일단 낮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은 공격해도 아직 상선이나 사우디를 공격하지는 않았다”며 “사우디 측과 모종의 합의가 있었는지, 이란과 함께 미국을 움직일 마지막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건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항해 안전정보 제공 등으로 우리 선박 항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측은 “원유 국내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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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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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