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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후 달리기 인생… 160km 산악마라톤 완주 성공”[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6-04-16 23:06:00


원윤식 네이버클라우드 전무가 지난해 참가한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 100마일 대회에서 즐겁게 달리고 있다. 20여 년 전인 30세 초반,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나서부터 달리기 시작한 원 전무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160km도 거뜬히 완주하는 ‘철각’이 됐다. 원윤식 네이버클라우드 전무 제공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30대 초반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심장에 스텐트를 삽입했다. 깜짝 놀랐다. 배는 조금 나왔지만 살면서 비만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 다니며 고기에 튀김류를 즐기고 술을 자주 마셨던 게 화근이었다. 그때부터 건강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160km까지 완주하는 ‘철각’이 됐다. 원윤식 네이버클라우드 전무(56)는 악몽 같았던 심근경색 덕분에 지금은 매일 달리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사실상 죽음 문턱까지 갔다 온 경험은 제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당시엔 젊은 나이라 살 수 있었고 지금 나이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음식도 조절하면서 혼자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주 서너 차례, 한 번에 7∼8km를 가볍게 달렸다. 그렇게 10여 년을 혼자 달리다 2015년 경기 성남시 집 근처에서 활동하는 분당마라톤클럽에 가입해 함께 달렸다. 원 전무는 “혼자 달리고 있는데 여럿이 함께 달리는 분들이 있어 클럽을 찾았다”고 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 탄천을 함께 달렸다. 그는 “처음으로 한 번에 20∼30km를 달렸다. 대회를 앞두고는 40km 이상을 뛰었다”고 했다.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마라톤 42.195km 풀코스 완주를 위해 훈련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신세계였다. 대회에 맞춰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준 클럽 덕분에 그해 가을 풀코스를 3시간53분에 완주했다.

2019년부터는 트레일러닝에도 눈을 떴다. 우연히 지리산 일대를 달리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산악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다양한 트레일러닝 50km 대회를 달리다 2022년 손위 동서에게 이끌려 삼성전자 사내 동호회 인빅투스(INVICTUS·라틴어로 ‘굴하지 않는 의지’라는 뜻)에 합류하면서 극한의 마라톤에 빠졌다. 인빅투스는 울트라마라톤 및 산악마라톤 100km 이상을 달리는 하드코어 동호회다.

원 전무는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 100km를 2023년부터 3년 연속 완주했다. 지난해에는 장수 트레일레이스와 트랜스제주에서 100마일(약 160km)을 연거푸 완주했다. 그는 “100마일 경기는 코스에 따라 160km에서 170km를 달리는데 장수에서는 컷오프 기준 45시간30분을 25분 남기고 완주했고 제주에선 32시간에 완주했다”고 했다.

원 전무는 요즘 삶이 풍요롭다. 그의 하루는 달리기로 시작한다. 달리기는 아침에 세수하고 밥 먹는 것과 다름없는 일상이 됐다. 원 전무는 “달리기 없는 나의 일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달리다 죽어도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이 말 속에 30대 초반 심근경색이라는 위기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깊이 바꿀 수 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여 년 전 배가 나와 70kg에 육박하던 체중은 62kg으로 줄었다. 식습관도 바뀌었다. 탄산음료, 튀김류, 육류 섭취를 자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변화는 심폐 기능 향상이다. 아무리 달려도 심장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남들은 빠르다고 하는 속도인 1km당 5분40초 페이스로 달려도 상대방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원 전무의 현재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8월 말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170km 완주다. 이미 출전권은 확보했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 10km씩 달린다. 주 2회는 분당중앙공원에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20∼30km 긴 거리를 달린다. 근력 운동도 병행한다. 달린 뒤 집에서 풀업과 팔굽혀펴기 같은 상체 운동을 30분 한다. 스쾃과 런지를 비롯한 하체 훈련도 꾸준히 한다. 달리다 보니 상체와 하체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다.

또 하나의 목표는 2027년 보스턴 마라톤 출전이다. 그의 연령대(55∼60세) 출전 가능 기록은 3시간30분이지만, 참가자 후보 중에서 실제 뛰는 데 당첨되려면 3시간25분 이내 기록이 필요하다. 26일 충북 음성에서 열리는 제20회 반기문마라톤이 기록 도전의 마지막 기회다.

“달리면서 도전은 일상이 됐어요. UTMB와 보스턴 다녀오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죠. 이렇게 도전하면서 사는 삶이 정말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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