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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의 평균 이혼율(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은 약 45%다. 이 수치가 기혼자를 추적한 결과 이혼을 선택한 비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결혼한 사람 중 약 45%가 어느 시기엔가 부부의 연을 내려놓는다는 것에 가깝다. 특히 결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혼 만족도가 낮은 부부들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일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커는 저서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 질문을 던진다. “장래의 배우자가 합리적인 이유로 떠날 때가 됐다고 판단하면서도 떠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예컨대 재력, 재능 등 특별한 매력이 있어서 배우자를 선택한 것이라면, 나중에 배우자보다 더 매력적인 조건을 갖춘 사람이 나타날 경우 고민에 빠질 수 있다. 만약 합리적인 계약 상황이라면 계약 상대를 바꾸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은 합리적인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이런 점에서 결혼은 ‘선택을 위한 선택’, 즉 ‘메타 선택’의 지혜가 필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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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때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지만, 동시에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단점에 주안점을 두고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에 자신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좋아한다고 착각하고서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누군가를 원하거나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결심해서는 안 된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상황에서조차도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잘 견뎌낼 수 있는지 반드시 깊게 고민해 봐야 한다. 특히 나 또는 배우자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나와 배우자 사이의 관계’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동시에 그러한 관계가 빛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생각이 있는 ‘귀인’을 찾아야 한다. 물론 이것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초이기도 하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