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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농축우라늄 가져가겠다는 美, ‘핵물질 무덤’ 오크리지 다시 주목

입력 | 2026-04-09 23:50:00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관련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08 워싱턴=AP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8일(현지 시간)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을 넘기지 않는다면 미국이 직접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핵 잔해를 파내어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을 계기로 미국이 이번 전쟁의 주요 목표로 거론했던 ‘이란 우라늄 확보’를 위한 군사 작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작전은 민감한 방사성 물질을 발굴 및 회수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과 중장비를 공수해야 하는 고난도 임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군에 이란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지시했다. 헤그세스 장관도 이날 워싱턴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감시하고 있으며, 미군 특수작전 부대를 파견해 우라늄을 압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라늄을 어떻게 압수할지 등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대통령이 해결할 문제”라고만 답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순도 60%의 농축된 우라늄 440.9kg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 핵무기 제조를 위해서는 9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60%의 농축 우라늄으로도 강력한 폭발 장치를 만들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란이 보유한 우라늄을 추가로 농축하면 약 1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라늄 확보 및 이송 작전은 방사성 물질 취급 훈련을 받은 수천 명의 병력이 필요하는 등 까다로운 편이다. 최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 핵무기를 압수할 방법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지하 깊숙이 묻힌 핵물질을 회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이란의 공격을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란 우라늄 확보에 성공한다면 과거 북한의 핵무기 반출 장소로도 거론됐던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로 이송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크리지 연구소는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 만들어졌던 곳이며, 이후 미국 핵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인구 약 2만9000명의 소도시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미국의 원폭 개발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추진하기 위해 조성됐다.

CSIS에 따르면 앞서 미국은 1994년 카자흐스탄의 고농축 우라늄 600kg을 오크리지로 옮긴 일명 ‘사파이어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당시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농축 단계와 보유량은 현재의 이란과 유사하다. 사파이어 프로젝트에는 미군 수송기 3대, 6m 길이 컨테이너 448개, 화물 고정 장치 56대 등이 동원됐다. 다만 이 작전은 러시아의 묵인과 카자흐스탄의 협조 속에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이밖에 미국은 2004년 리비아의 핵무기 생산장비, 2010년 칠레가 넘긴 고농축 우라늄 등도 이곳에 보관하고 있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 시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옮겨올 장소로 오크리지를 언급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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