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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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의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9.16% 상승했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라는 ‘시세 반영률’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69%로 동결했는데도 다른 요인의 변화 없이 집값 상승분만으로 공시가격은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구는 24.7%, 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구 등 한강 인접 8개 구는 23.1%로 크게 올랐다. 나머지 14개 구는 6.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며,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보유세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십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공동주택 가액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전체 공동주택의 72.8%에 해당하는 공시가격 3억 이하(시세 4억 중반)는 상승 폭이 0.5%에 그쳤고, 3억∼6억 원대 주택(비중 18.1%)도 상승 폭이 4.7%에 그친다. 즉 공동주택을 보유한 91% 이상의 국민들은 사실상 전년과 유사한 보유세 청구서를 받게 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7∼12월)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5년 단위 계획에 맞춰 새로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때 공시제도의 일관성 문제를 적극 해소할 필요가 있다. 과거 시세반영률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세반영률이 고무줄 같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공시가격이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급여 산정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는 만큼, ‘세 부담을 고려한 조정’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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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쌓이며 매매 가격이 수억 원씩 떨어지고 있다. 거래 규제와 세제 강화가 맞물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과세 기준일 전까지 매물 적체와 가격 양극화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남권 주택 시장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다주택자 견제에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해 똘똘한 한 채가 초래하는 가수요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때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잡는 황금비율의 정교한 설계를 기대해 본다.
또한 거래 규제와 세제 강화 외에도 주택 공급에 있어서 공공은 물론 민간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고, 시장 질서도 정립해야 한다. 주택 공급의 실효성이 높아지도록 서울의 정비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필요도 있다. 이 같은 방안이 조화롭게 추진될 때 집값 안정을 위한 토대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