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통망 강자’로 떠오른 샘스클럽…지난해 매출 40% 오르며 급성장 가격보다 품질 앞세워 고객 확보…소비력 갖춘 中 중산층 공략 적중 中 정부 “질적 개선 통해 소비 창출”…韓 기업도 中 중산층 공략 창구로 주목
최근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 사이에선 미국 월마트 계열의 회원제 창고형 마트로 저렴한 가격보다 품질을 강조하는 샘스클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많은 해외 소비재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것과 달리 샘스클럽은 좋은 품질의 제품 판매를 강조하며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청명절 연휴 첫 날인 4일 베이징 순의구의 샘스클럽 매장은 쇼핑을 하러 온 고객들로 붐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은 수년째 이어지는 내수 부진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샘스클럽은 예외다. 중국 유통업계에 따르면 샘스클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최근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는 가운데 샘스클럽은 중국 유통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업계와 소비자들의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
● 가격 아닌 품질로 충성 고객 확보
최근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 사이에선 미국 월마트 계열의 회원제 창고형 마트로 저렴한 가격보다 품질을 강조하는 샘스클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많은 해외 소비재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것과 달리 샘스클럽은 좋은 품질의 제품 판매를 강조하며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청명절 연휴 첫 날인 4일 베이징 순의구의 샘스클럽 매장은 쇼핑을 하러 온 고객들로 붐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실제 중국에서 샘스클럽을 이용하는 중국인이나 외국인 고객들은 ‘품질에 대한 믿음’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중국은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플랫폼이 크게 발달했지만, 수많은 상품 중에 원하는 품질의 물건을 찾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반면 샘스클럽에 입점한 상품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보장된다고 여겨 구매 고민이 줄어드는 것. 샘스클럽은 진열 상품 종류 수도 약 4000개로 줄여 수만 개의 상품을 구비해놓은 일반 대형마트와 차별화했다.
판매 가격도 크게 저렴하지 않다. 4일 방문한 매장의 스테이크용 소고기 가격은 kg당 120~180위안(약 2만6000원~3만9000원)으로 중국의 일반 마트에서 파는 현지 도축 소고기보다 30% 이상 비쌌다. 판매 상품 가운데 해외 직수입 제품과 자체브랜드(PB) 가운데도 글로벌 소싱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 많은 탓도 있지만,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시하는 철학이 깔려있다. 도축 방식에 따른 품질의 차이, 중국 신선 제품에 대한 불신, 차별화된 상품을 구매한다는 만족감 등이 샘스클럽의 고기를 구입하는 이유다.
중국 샘스클럽은 한국 중소기업 상품도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다만 샘스클럽에 입점하려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올 초 입점한 현대푸드의 버터구이오징어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대신 업체와 제품 선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샘스클럽 측에서 요구하는 제품 안전 인증을 받고, 공급망 안전성과 기업 환경 윤리 적절성 등을 갖추려면 납품 심사를 준비하는 데에만 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강 이사는 “일단 샘스클럽에 납품하고 나니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다른 중국 유통업체를 상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내수 회복 나선 中 정부 “소비 업그레이드 해야”
그동안 중국의 유통 업체들은 과도한 저가 경쟁에 몰두했고, 판매 단가을 낮춰야하는 제조업체들은 이익률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수익이 떨어진 기업은 임금을 줄였고, 결국 소비자들은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올해 최우선 경제 목표를 내수 회복으로 삼은 중국 정부도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양회 업무보고에서 상품 소비의 확대와 업그레이드를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리 총리는 특히 “생활 서비스 소비를 고품질, 다양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이 추진하려는 소비 정책은 단순한 지출 확대가 아니라 소비 심리 회복을 통한 구조적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전기차, 음식 배달 플랫폼 업계 등을 불러모아 저가 경쟁을 경고하고 나선 것도 소비 업그레이드 정책의 연장선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소비 업그레이드를 산업 업그레이드의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글로벌 정세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을 만회하기 위해 내수를 키워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에도 中 내수 기회 열려”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샘스클럽 입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샘스클럽을 찾은 중국 고객이 아모레퍼시픽의 ‘해피바스’ 바디워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국내 중소기업들의 입점 문의도 크게 늘었다. 샘스클럽 입점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코트라 선전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사업 신청 기업 수가 전년대비 약 49% 증가했다. 샘스클럽을 통한 수출액도 2023년 170만 달러(약 25억6000만 원)에서 지난해 447만 달러(약 67억2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윤보라 코트라 선전무역관 부관장은 “올해에는 식품과 유아용품, 생활용품 분야의 한국 업체들이 입점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동일 카테고리 내에서도 가격 대비 가치가 분명한 제품이 입점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