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소상공인·중소기업 5대 민생입법 촉구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온플법), 단체협상 5법, 미래자동차전환 정비업자 보호법, 자영업자 계약안정성 강화법, 납품대금연동제강화법 등의 국회 입법을 촉구했다. 2025.2.18 뉴스1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한국정보통신법학회장
이들이 온플법에 반대하는 핵심 이유는 규제 내용이 국제 표준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데 있다. 미결제 대금의 50% 이상을 별도 예치하거나 보험에 가입하게 하고, 10~20일 내에 정산 대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금융회사 수준’의 강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불공정 행위의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은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권만 넓혀 기업의 자율적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정부와 입법부의 명분도 확고하다. 2024년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서 목격했듯이, 플랫폼의 정산 지연은 소상공인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대금 확보는 입점 업체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설명이다. 또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는 이미 엄격한 정산 기한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플랫폼만 예외로 두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과징금 부과 역시 플랫폼 산업의 독점적 폐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국적에 상관없이 시장 지배력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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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부는 온플법 제정이 가져올 다각적인 통상 리스크와 산업적 파급효과를 냉철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일방적인 규제 강행보다는 국내외 기업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글로벌 정합성’을 확보하고, 플랫폼과 소상공인이 자율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상생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한국정보통신법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