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정상화 대책] 李 “조정없이 6000대 올라가 불안 지금이 코스피 다지는 계기일수도 주가조작땐 원금까지 전부 몰수” 기업 지배구조-경영권 남용 등 지적… ‘주주권익 훼손’ 중복 상장 금지
“최근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다가 지금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모든 일엔 양면이 있듯 어쩌면 하나의 계기로 이렇게 (주가를) 다지는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작년에 주가가 2,500 선에 있다가 조정 없이 6,000 중반대까지 올라갔는데 사실 매우 불안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주가를) 다지는 계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런 위기 때야말로 필요한 개혁 과제를 잘해야 한다. 그게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왜 주식 오늘 팔았는데 돈을 모레 주냐”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주식 거래 대금이 계좌에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2영업일에서 1영업일로 바꾸는 안을 추진한다.
● 李 대통령 “코리아 프리미엄 얼마든지 가능”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투자자, 증권사 직원 등과 만나 자본시장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자본시장 체질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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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속해 나가면 결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가 조작에 대해서는 ‘패가망신’ 수준의 제재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불공정에 대해 “주가조작을 하면 동원된 원금까지 전부 몰수하는 걸 실제로 할 것”이라며 “부당이득 반환뿐만 아니라 총액 제한 없이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했다.
주식을 매도하면 체결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일 후 예수금이 입금되는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왜 주식 오늘 팔았는데 돈을 모레 주냐”고 했다. 이는 증권사 간에 차익을 정산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제 불이행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장치다. 이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미국에서는 T+2(거래일에서 2영업일 뒤)를 T+1로 고쳤다”며 “2027년 10월부터 T+1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과 같이 보조를 맞추기 위해 결제 주기 단축을 현재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정학 리스크에 대해선 “이 문제는 사실 생각보다 많이 과장돼 있고 정치권이 부당하게 악용하면서 불필요하게 긴장감이나 불안함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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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시장 1, 2부 리그로 나눌 것”
이 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은 ‘성숙한 혁신 기업’(프리미엄 시장)과 ‘성장 중인 스케일업 기업’(스탠더드 시장) 등 두 개의 리그로 나누고 이동이 가능하게 해 시장의 역동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저(低)PBR’ 기업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을 청산했을 때 자산 가치보다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가치가 낮은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PBR 0.3배 미만인 종목은 82개, 코스닥은 64개다.
이 위원장은 “기업이 낮은 주가를 방치하지 않도록 저PBR 기업에 대해서는 리스트 공개 등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이름을 밝혀 망신 주기) 방식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금융당국이 반기마다 동일 업종 내 PBR이 2개 반기 연속 하위 20%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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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분할 후 중복 상장’(쪼개기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 상장의 유형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중복 상장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자회사 중복 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도 부여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