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硏, 시나리오별 대응 보고서 씨티-현대硏 등도 성장률 하락 전망 ‘고유가-고환율-고물가’ 현실화 우려에 “정부 경기 활성화 방안 시급” 지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금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이란 전쟁 전개 시나리오별 경영 환경 변화·대응 포인트’ 보고서에서 미국-이란 전쟁이 1년간 지속되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가 지난달 26일 2.0%로 올려 잡았다. 같은 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란 변수가 터지면서 이 전망치를 달성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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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환, 황석규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 정책의 중심이 단기 대응에서 중장기 산업 구조 변화로 전환될 것”이라며 “물가 상승 부담이 누적돼 한은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을 펼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이 심해지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수형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사태로 인해 기준금리 전망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 “지난달의 경우 전쟁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했는데, 현재는 물가 상승·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2월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옅어지는 분위기다. 17일 한은 뉴욕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10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횟수가 2.4회에서 0.9회로 축소됐다.
국내외 연구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다시 추산하기 시작했다. 씨티는 1일 올해 연평균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2달러로 급등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0.4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금년도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연평균 100달러일 경우 올해 성장률은 최소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경기 불황, 고환율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차원에서 경기를 활성화하고 부양하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