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하다 걷는다고? 3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코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에 참가하는 마스터스마라토너라면 “무슨 소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라톤에서 달리다 힘들면 걷다 다시 달리는 ‘워크 브레이크(Walk Break)’란 주법이 있다. 이 주법의 창시자 제프 갤러웨이가 2월 26일 8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러너들에게 리마인드 시켜주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들이 활약하고 있는 모습. 페이스메이커들은 풍선을 달고 달린다. 동아일보 DB
18세 때 애틀랜타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갤러웨이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육상 남자 1만m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그의 최고 기록은 35세 때 세운 2시간 16분이다. 그는 엘리트 선수로서의 성과보다 세계의 많은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풀코스 완주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코치이자 이론가로 유명하다.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대부’로 불리는 이유다. ‘달리기 나도 할 수 있다(Marathon: You Can Do It!)’를 비롯해 20여 권의 책을 써 사람들을 달리게 했다
제프 갤러웨이가 1972년 뮌헨 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참가했을 때 모습. 사진 출처 JEFFGALLAWAY.COM
갤러웨이가 강조하는 워크 브레이크의 장점은 많다. 먼저 에너지원들이 처음부터 과도하게 소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다양한 근육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주요 근육에 피로가 쌓이기 전에 회복할 기회를 준다. 또 계속 걸음으로써 대부분의 피로가 사라지고 결국은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 후반 레이스에 도움을 준다. 이것은 근육의 부상을 줄이고 평생 달리기를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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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갤러웨이가 생전에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달리는 모습. 사진 출처 JEFFGALLAWAY.COM
하지만 이것은 훈련일 뿐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갤러웨이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동마(동아마라톤)’에 출전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선보였던 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소개한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7회 동아마라톤에서 당시 50세이던 마라톤 마니아 임용진 씨(70)가 국내 최초로 워크 브레이크 주법으로 페이스메이커를 맡아서 화제가 됐다.
당시 임 씨는 5km까지는 30분(시속 10km), 나머지 구간은 5km당 29분 30초(시속 10.2km) 페이스로 달리는 개념으로 페이스메이커를 했다. 20km까지는 9분 30초 뛰고 30초 걷기, 나머지는 9분 뛰고 1분 걷기를 반복했다. 32km의 ‘마라톤 벽’을 통과한 뒤에 힘이 남은 주자는 워크 브레이크 없이 계속 달려도 됐다. 풀코스 완주 3시간 30분에서 5시간대 주자들이 활용하기에 적합한 주법이라고 했다.
2025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 참가한 선수들이 세종로를 달리고 있다. 동아일보 DB
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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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