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내일부터 시행…정유사 공급가격 낮아져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11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내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3.11 뉴스1
● 주유소 휘발윳값 1800원 안팎될 듯
12일 정부가 발표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핵심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이다. 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 등이다. 고급 휘발유는 아니다.
광고 로드중
향후 2주간 적용될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 최고가격은 리터(L)당 1724원이다. 2월 넷째 주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됐다. 이날 기준 정유사의 평균 휘발유 공급가격(L당 1830원)보다 106원 낮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에 주유소 운영비와 임대료, 인건비, 물류비, 마진 등을 더해 결정된다.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900원 수준으로 정유사 공급가격보다 70원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최고가격이 L당 1830원보다 100원 이상 낮게 확정된 만큼 정유사 공급가격은 하락할 전망이다. 공급가격이 낮아지면 일정 시차를 두고 주유소 판매가격도 1800원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울릉도와 같은 섬 지역의 기름값은 이보다 다소 높게 책정될 수 있다. 해상 운송으로 별도의 운송비용이 소요되는 도서 등 특수지역은 5% 이내의 범위에서 별도의 최고가격을 설정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도서지역의 휘발유 공급 상한선을 L당 1743원으로 결정했다.
● 공급량 줄이기 ‘꼼수’ 방지… 부작용 우려도
광고 로드중
고시 기간은 13일부터 5월 12일까지다. 필요할 경우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산업통상부와 지방정부는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위반시 물가안정법에 근거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른 불법 행위 차단에도 나선다. 관세청은 16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6주간 해상 면세유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한 특별단속에 나선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국제무역선에 적재돼야 할 면세유 일부를 빼돌리는 불법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정부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 석유 가격에 직접 개입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2주마다 수요가 급변하면서 시장에 인위적인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다음 최고가격 조정 시점에 가격 인상이 예상되면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기름을 채워 두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특정 시점에 주유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서 재고 부족이나 ‘주유소 줄서기’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
가격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보이지 않는 손’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최적의 가격을 정한다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도가 오래 지속되면 정유사 입장에서 무작정 손실을 감수하며 판매를 계속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준다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책정한 손실이 100이라고 가정할 때 국가 재정으로 이를 전부 지원해준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