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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때 1258명 구속 ‘건대 사건’, 40년만에 재심 결정

입력 | 2026-03-10 21:02:00


전두환 정권 시절 1500명 넘게 체포돼 대표적인 용공 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건국대 사건에 대해 법원이 40년 만에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용공은 공산주의 세력에 동조하거나 북한을 이롭게 하는 활동을 한다고 몰아붙이는 것을 뜻한다.

서울고법 형사2-3부(부장판사 김영현)는 1986년 건국대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박영일 씨(61)가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피고인(박 씨)은 불법체포, 불법감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 등 폭행, 가혹행위가 이뤄졌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재심을 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건국대 사건은 1986년 10월 2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전국 학생운동 연합 조직인 애학투련(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의 결성식을 위해 모인 대학생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며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다. 당시 학생들이 교내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헬기까지 동원해 학생들을 대거 연행했다. 이 사건으로 총 1525명이 체포, 연행됐고 1285명이 구속돼 1980년대 학생운동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박 씨는 당시 수사기관이 가혹행위를 통해 얻은 허위 자백을 토대로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재심을 청구했다. 박 씨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불법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앞서 박 씨 등 피해자 70명이 ‘영장 없는 불법 구금’을 겪은 이 사건에 대해 지난해 5월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법원도 이 결정을 참고했다.

재심 개시 결정 후 박 씨는 “40년 만에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사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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