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선박. 호르무즈 해협=AP 뉴시스
특히 중동 원유에 70%가량 의존하는 한국은 원유 공급 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단기적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관측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우회 수입로 검토, 미국산 원유 비중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 ‘에너지 동맥’ 막혔다…정유-해운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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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해외에서 도입한 약 10억2800만 배럴의 원유 가운데 69.1%가 중동산이었다. 국내 수입된 중동산 원유의 95%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공급됐다.
호르무즈해협이 끊기면서 국제유가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올해만 20% 가까이 오른 바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배럴당 72.48달러에 마감했다.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리스 에너지분석팀은 “중동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잠재적 공급 차질 위협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스웨덴계 금융사 SEB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제조업 수출이 중요한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수출품 단가는 2.09%, 수입품 단가는 3.15% 각각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계는 0.68%, 서비스업계는 0.16%의 생산비용 부담이 늘어나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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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대응력 충분…위기시 비축유 공급”
정부와 정유업계는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원유 수급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에 원유 순수입량 기준 최소 90일분의 비축유를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국내 원유 비축량은 1억 배럴로 117일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민간 기업이 비축하고 있는 원유까지 합하면 200일 이상의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길어져 원유 재고량이 줄어들 경우 전남 여수시, 경남 거제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한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중동 외 생산 물량 도입과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메뉴얼을 점검하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로 원유를 많이 수입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는 일일 단위로 유가 동향과 유조선·LNG선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등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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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