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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으로 골목 구석까지… 로드뷰에 군사-보안시설은 가려

입력 | 2026-02-28 01:40:00

[정밀지도 국외 반출 허가] 길찾기 등 교통 정보로 반출 한정
구글, 위치 기반 플랫폼산업 포석…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활용 노려
美관세 압박에 ‘선제적 방어’ 분석




정부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19년 만에 허가한 것은 미국 측이 한국의 ‘비관세 장벽’ 해소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구글이 한국 정부의 반출 전제조건이었던 보안 처리에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며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글은 향후 고정밀 지도를 바탕으로 구글 맵스 내 길찾기 서비스를 비롯해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산업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가림 처리 등 안보 우려 해소에 초점

자료: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 등은 27일 경기 수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심의 결과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글 맵스·구글 어스에서 제공하는 과거 시계열 영상과 로드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도록 했다. 그동안은 해외에서 구글 지도를 이용하면 국내 주요 시설이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조건부 반출 결정으로 이러한 보안상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반출 정보도 길찾기 서비스에 필수적인 교통 관련 정보로 한정하기로 했다. 등고선이나 3차원 지도 등 국내 보안과 관련 있는 정보는 제외된다.

데이터는 구글이 정한 국내 제휴기업을 통해 가공된 형태로 반출된다. 정부가 보안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사전에 검토한다. 보안상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제휴기업에 신속히 수정을 요청하고, 해당 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수정하게 된다. 당초 정부는 구글에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를 요청했지만 구글이 받아들이지 않아 국내에 서버를 둔 국내 제휴기업을 통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식으로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자료: 국토교통부, 정보기술(IT)업계

이번 반출 허용으로 국내 지도 서비스 시장은 처음으로 해외에 개방된다. 구글은 2007년과 2016년 한국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보안 조건 요건을 받아들이지 않아 거부당했다. 지난해 2월 구글은 다시 반출 요청을 했고, 정부는 여러 차례 유보하며 결론을 미뤄오다 이날 조건부 반출 결정을 내렸다. 협의체는 “외국인 관광 증진,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적·기술적 파급 효과, 국내 공간정보 산업 등에 대한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 ‘라이브뷰’ 서비스 가능해질 듯

구글 관계자는 “지도를 포함해 검색, 유튜브, 지메일 등 모든 서비스를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동일하게 제공하는 게 구글의 목표”라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길찾기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지도 서비스 출시 방안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T맵과 같은 차량용 내비게이션, 도보 길찾기에 증강현실을 입힌 ‘라이브뷰’ 서비스 등이 한국에서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IT 업계는 구글이 줄기차게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한 배경에는 길찾기 서비스 외에도 자율주행 기술, 로보택시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관련 서비스 확대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디지털 트윈 등 위치 기반 플랫폼 산업에서 고정밀 지도는 필수적이다.

향후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지도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면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협의체는 “공간정보 산업 육성 및 지원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하고, 구글 역시 국내 연관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상생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달라”고 권고했다.

이번 결정이 한미 관세 실무 협상에서 디지털 비관세 장벽에 관한 미국 측 압박을 방어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국내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수원=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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