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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용모는 온 천하가 소중히 여기는 법, 서시가 어찌 오래도록 미천하게 있었으랴.
아침에 월나라 개울가에서 빨래하던 여인, 저녁 되자 오나라 왕궁 후비가 되었네.
미천한 시절에야 어찌 남들과 크게 달랐으랴만, 귀해지니 드문 미인임을 알아차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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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총애하니 교태가 더해지고, 임금이 아껴주니 시시비비도 사라졌네.
그 옛날 빨래하던 동무들, 이젠 함께 수레 타고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되었지.
이웃집 여자에게 알리노니, 찡그리는 흉내 낸다고 어찌 서시처럼 되길 바라랴.
(艶色天下重, 西施寧久微. 朝爲越溪女, 暮作吳宮妃. 賤日豈殊衆, 貴來方悟稀. 邀人傅脂粉, 不自著羅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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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의 노래(서시영·西施詠)’ 왕유(王維·701∼761)
시냇가에서 빨래하던 여인이 홀연 왕비로 변신한다. 사람들은 그제야 절세미인의 존재를 감지했고, 미녀는 호사의 극을 치닫는다. 묻혀 있을 때는 평범해 보였던 사람이 일단 ‘값’이 매겨지면 희귀한 존재가 된다. 이제 미녀는 손수 단장할 필요도 없고, 시시비비마저 총애의 그늘로 흐려진다. 신분이 바뀌어 위상이 확 달라지자 옛 친구들은 더는 같은 수레를 탈 수 없다. 서시(西施)의 변신을 부러워해 이웃 여자가 찡그림까지 따라 한들, 그게 가당키나 한가. 미모가 무슨 죄이랴. 죄가 있다면 미모에 값을 매기고 흉내를 부추기는 세상의 시선이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