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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지상파-중소 방송 광고 ‘결합판매’, 계약자유 침해 아냐”

입력 | 2026-02-26 15:46:00

광고주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8대 1로 기각
합헌 결정하면서도 “실효성 떨어진 것 사실”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지상파 방송 광고를 구매할 때 지역·중소 민영방송의 광고를 묶어 사도록 규정한 ‘방송광고 결합판매제도’는 광고주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6일 영화기획·제작사 대표이자 광고주인 A씨가 방송광고 결합판매제도의 근거인 방송광고판매대행법 20조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9명 중 8명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방송광고 결합판매는 방송의 지역·다양성 구현 취지에서 지역·중소·종교방송사 광고를 주요 지상파가 결합해 대행사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는 제도다.

KBS와 MBC의 광고 판매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대행해 지역MBC와 EBS·민영 종교방송 등의 광고를 묶어 판매한다. SBS 미디어랩은 OBS를 비롯한 9개 민영방송의 광고를 함께 판다.

A씨는 지상파 방송광고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지역·중소 민영방송 광고를 함께 살 수 밖에 없어 계약을 단념한 뒤 지난 2020년 4월 이번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광고주의 계약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및 자신의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런 주장에 광고주가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 종합편성채널의 미디어렙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온라인 채널을 통해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제도의 입법 취지도 고려했다. 만약 위헌 결정이 나면 중소·민영방송은 당장 수익난에 빠져들 수 있고, 법 개정을 통해 다른 제도를 고안해야 한다.

헌재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여러 용처를 법에 정해두고 있어 지역⋅중소 지상파 방송 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금의 규모는 제한적”이라며 “지금도 매년 상당한 기금이 이러한 용도의 사업비로 지출되고 있으므로 관련 규정을 개정해 추가적인 지원을 해도 결합판매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과거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하나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지금의 제도가 도입됐다는 사정에 비춰보면 막연히 지역·중소방송사 지원 기금 마련이 결합판매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 조항이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입법 행위를 금지하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비례의 원칙)을 어겼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따라서 광고주의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다만, 헌재는 “방송광고 결합판매가 도입된 후 지상파 방송광고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그 실효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입법에 따른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헌재는 이같이 지적하면서 “지역·중소 방송사에 대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다양한 발전과 변화된 광고시장 상황에 맞춰 입법적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홀로 “광고주의 계약의 자유와 상업광고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기각인 법정의견에 반대하는 위헌 취지의 의견을 내놓았다.

김 재판관은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가 광고주로 하여금 일종의 부담금 내지 조세의 성격이 있다고 봤다.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구현할 헌법상 의무를 진 주체가 아님에도, 이를 실질적으로 지역·중소 방송의 재정을 책임지는 주체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 지상파 방송이 아니면 실질적인 광고의 의미가 없고, 시장의 경쟁을 약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외려 지역·중소 방송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봤다.

이는 헌재가 방송광고 결합판매를 규정한 방송광고판매대행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리한 첫 사건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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