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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이 수선업자에 졌다…대법 “리폼은 상표권 침해 아니다”

입력 | 2026-02-26 16:31:00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2025.4.16 뉴스1


서울 강남에서 명품을 수선하거나 다른 형태로 바꾸는 리폼업체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상대로 승소했다.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명품을 리폼 제작해 제공하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결한 것.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리폼업체 ‘강남사’ 대표 이경한 씨(58)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루이비통 측이 일부 승소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씨는 서울 강남에서 리폼업체를 운영하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이 맡긴 루이비통 가방을 해체한 뒤 원단과 금속 부품 등을 활용해 다른 형태의 가방과 지갑 등으로 제작하는 리폼 서비스를 제공했다. 제작비는 개당 10만~70만 원이었다. 이에 루이비통 측은 2022년 2월 리폼을 거친 제품에도 여전히 자사 로고가 있어 상표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3년 10월 1심 재판부는 “리폼 제품도 독립된 교환 가치를 지닌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한다”며 루이비통 측 손을 들어주고 이 씨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도 리폼 제품이 새로운 상품에 해당한다고 보고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리폼 제품이 거래 시장에 유통되지 않고 개인적 용도로만 사용되는 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개인적 영역에 국한된 상표 사용은 거래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와 밀접한 관련이 없다”며 “리폼은 개성 표현이나 재활용 등을 통해 제품 수명을 연장하는 행위로 소유권 행사 및 표현의 자유, 자원 순환 이용을 통한 환경적 지속 가능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단순 수선을 넘어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자신의 상품으로 시장에 유통한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날 강남구 신사동 업체 공방에서 만나 이 씨는 “영세 업자와 소비자 모두 부담 없이 명품을 수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루이비통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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