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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통에 현금 2억, 안방엔 금두꺼비…고액체납자 은닉 재산 81억 압류

입력 | 2026-02-26 12:00:00


국세청 특별기동반 직원들이 A 씨의 자택 화장실 세면대 수납장에서 5만 원권 현금다발이 담긴 김치통을 발견한 뒤 정확한 금액을 계수하는 모습. 국세청 제공.

법인 대표 A 씨는 법인 자금을 빌려 쓴 뒤 장기간 돌려주지 않았다. 세무 당국은 이를 대표 개인의 소득으로 보고 종합소득세 수억 원을 부과했지만, A 씨는 본인 명의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납부를 미뤄왔다.

하지만 A 씨의 실거주지는 부산의 고급 주거지였고, 배우자 명의로 상당한 소비가 이뤄진 정황도 확인됐다. 세무 당국은 실거주지에 대한 현장 수색에 착수한 결과 화장실 세면대 수납장에서 5만 원권 현금다발이 담긴 김치통을 발견했다. 결국 수색 현장에서 현금 2억 원을 압류했고, A 씨는 수색 2주 뒤 남은 체납액 3억 원을 모두 냈다.

국세청이 재산을 은닉한 채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 생활을 이어온 고액 체납자 124명으로부터 총 8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압류했다. 김치통에 숨겨둔 현금 2억 원을 비롯해 골드바 등 각종 고가 자산이 대거 포함됐다. 국세청은 내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압류 물품 500여 점을 다음 달 공매에 부치는 등 체납 세금 징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6일 국세청은 고액 체납자 12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현장 수색을 실시한 결과 총 8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중 현금은 13억 원에 달했고, 황금열쇠나 금두꺼비와 같은 물품도 다수 확보됐다. 박해영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지난해 11월 ‘고액 체납자 추적 특별 기동반’을 출범시켜 고액 체납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게 재산을 파악하여 체납자가 빼돌리기 전 선제적으로 압류하고 숨긴 재산에 대한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액 체납자들의 재산 은닉 방식은 다양했다. 체납자 B 씨는 부동산을 처분해 상당한 양도차익을 거뒀지만, 10억 원이 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이후 가족에게 현금을 증여하고 일부 자금을 현금으로 찾은 사실이 확인돼 세무 당국의 추적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세무 당국은 B 씨가 전 배우자 주소지에 재산을 은닉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B 씨의 주소지와 전 배우자 주거지를 동시에 수색했다. 수색 과정에서 B 씨의 딸이 가방을 들고 외출하려 했고, 확인 결과 가방 안에서 5만 원권 현금다발 1억 원이 발견됐다. 이어 전 배우자 주거지 내부에서도 5만 원권 현금 6000만 원을 추가로 찾아내 총 1억6000만 원을 압류했다.

체납자 C 씨 역시 양도소득세 수억 원을 체납해 조사 대상에 올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해외여행을 반복하는 등 고액 소비가 이어진 사실이 확인된 결과다. 현장 수색 결과 안방 금고에서 황금 두꺼비 1점(순금 40돈)과 골드바 6점(각 10돈), 황금 열쇠 2점(각 10돈) 등 총 151돈 상당의 순금과 현금 600만 원을 발견해 압류했다. 

국세청은 체납 세금 환수를 위해 압류 물품을 공개 매각할 계획이다. 내부 수장고에 보관 중인 500여 점 가운데 1차 공매 물품 166점은 3월 6~10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전시한 뒤 11일 경매에 부친다. 명품 가방·지갑 35개, 고급 시계 11개, 예술품 9점, 와인 등 고급 주류 110병 등이 대상이다. 2차 공매는 326점을 대상으로 3월 20~24일 전시 후 25일 입찰을 진행한다. 입찰은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하다.

박 국장은 “국세청은 앞으로도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신속한 현장 수색을 실시해 징수 성과를 제고하고,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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