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20)
여름엔 물살을 가르고 겨울에는 설원을 달리는 ‘이도류’ 김윤지는 이 대회 4관왕에 오르며 장애인체전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세 번 뽑힌 선수가 된 것이다. 김윤지는 2024년 여름 대회 땐 수영 5관왕에 오르며 MVP로 선정됐고, 겨울 대회 때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MVP에 올랐다. 김윤지가 겨울 대회에서 5년간 수확한 금메달만 19개다. 김윤지는 손가락으로 메달 개수를 세다 “이렇게 많은 메달을 딴 줄은 몰랐다”고 미소 지었다.
국내에서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김윤지는 지난달 15일 끝난 2025~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크로스컨트리스키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0km 매스스타트 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1차 대회 때는 10㎞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러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유력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김윤지는 “국제대회 정상까지 10년을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 순간이 찾아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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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간판’ 김윤지가 지난달 25일 폴란드 야쿠시체에서 열린 2026 IBU 파라바이애슬론 월드컵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해맑게 미소 짓고 있다. IBU 홈페이지 캡처
스마일리를 괴물로 바꿔 놓은 건 지독한 연습량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9월 평창에서 4시간 동안 좌식 롤러스키를 타고 평지 60km를 달리는 훈련을 소화했다. 함께 출발한 6명 중 끝까지 목표치를 채운 선수는 김윤지뿐이었다. 앳된 얼굴과 달리 김윤지의 손바닥은 스키 폴을 움켜쥐며 생긴 단단한 굳은살로 가득하다. 한국체육대 체육교육과에서 ‘과탑’(학과 성적 1위)을 차지할 만큼 학업에도 열심이다. 김윤지는 “매 순간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채우지 않으면 나한테 지는 느낌이 든다. 나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김윤지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마지막 담금질 중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이맘때쯤엔 동메달만 따도 감사하다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훈련을 거치며 성장한 게 내 눈에도 보인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달 색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레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발 더 나아가 ‘다관왕’도 꿈꾼다. 김윤지는 이번 패럴림픽 때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합친 바이애슬론에도 출전한다. 성격유형검사(MBTI)가 ‘ENFP’인 김윤지는 “요즘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한다. 하나가 아니라 메달을 여러 개 따는 상상”이라며 웃었다. 김윤지는 7일 오후 6시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좌식 결선을 시작으로 ‘금빛 질주’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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