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한해 적용…명확성 추가해 위헌소지 최소화” 강경파 “법사위 상의 없이 ‘누더기’ 만들어…지도부 책임져야” 국힘, 다시 필리버스터 돌입…“사법 정의에 선전포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 2026.2.25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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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일명 ‘법 왜곡죄’를 본회의에 상정하기 직전 막판에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커지자 부랴부랴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법 왜곡죄를 왜곡했다”며 반발했다.
백승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법 왜곡죄 원안을 수정했다”며 “개정안은 형사사건 한해 적용하고 각 호에 대한 명확성을 추가해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법 왜곡죄는 판사와 검사 등이 법률 적용을 왜곡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경우 처벌하기 위한 법률안이다. 법 왜곡죄는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한 경우 △범죄 사실을 묵인해 당사자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 △은닉·위조된 증거를 재판이나 수사에 사용한 경우 △공소권을 현저히 남용한 경우 등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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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해당 조항의 적용 범위에서 민사 재판을 제외하는 등의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법사위와 상의없이 법사위법을 일방적으로 수정하고 당론으로 밀어부친 당지도부와 원내대표는 법왜곡죄 왜곡에 책임지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법 왜곡죄를) 누더기 법으로 만들었다. 지도부와 원내대표단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법사위원들과 다른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론을 강행했고, (의총에서) 수정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법사위 측 기준으로는 오늘 의총 전인 오후 2시쯤 (수정 결정을) 통보 받았는데 법사위 의견은 완전히 듣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사나 행정 사건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사법 피해를 보고 있는데 그 부분을 외면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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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법 왜곡죄를 수정한 뒤 해당 형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법 왜곡죄가 사법 시스템을 훼손하는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관련 법안 표결은 하루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이날 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직후인 오후 4시47분경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섰다.
조 의원은 “형법 개정안, 소위 법왜곡죄 신설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대한 도전이자 사법 3대 개악”이라며 “제도의 본질을 파괴해서 특정인의 방패로 삼고 권력의 도피처를 만드는 비겁한 후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검찰개혁, 사법개혁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를 벗겨내면 그 안에는 이재명 구하기라는 욕망만 가득 차 있다”며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우기지 말라. 퇴행이며 사법 정의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49분경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고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 왜곡죄는 오는 26일 오후 토론을 끝내고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