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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의무 소각’ 3차 상법개정안 국회 통과…재계 “비자발적 자사주 처리는 보완돼야”

입력 | 2026-02-25 16:52:00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8차 본회의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두고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일부 의원들이 이석하고 있다. 2026.2.24 뉴스1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 증시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대주주의 편법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재계에선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과 비자발적 자사주 처리 방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국회는 회사가 취득하거나 보유 중인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는 새로 매입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며,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통신·방송 등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 기업은 3년 이내에 처분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취지는 주주 가치 제고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연계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고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주주가 회사 자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넘기며 지배력을 강화하던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입장문을 내고 “인수합병(M&A) 등의 과정에서 취득한 특정 목적 자사주 처리 문제는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떠안게 된 ‘비자발적 자사주’까지 이번 강제 소각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비자발적 자사주는 일반 자사주와 달리 소각시 되면 자본금이 줄어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채권자 보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채권자들이 변제를 요구할 명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재계는 이번 조치가 앞서 통과된 1·2차 상법 개정안과 맞물려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에 ‘길을 터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이미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묶는 ‘3% 룰’ 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집중투표제 도입 등으로 경영권 방어벽이 얇아졌는데, 최후의 보루인 자사주마저 사라졌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이나 차등의결권 같은 선진국형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이뤄질 경우 국내 우량 기업들이 해외 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무부 또한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검토 의견서에서 개정안 통과 시 경영권 방어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체 수단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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