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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살-자해 위험’ 학생, 병원 연계 강화

입력 | 2026-02-25 04:30:00

서울교육청 내달부터 위험도 평가
‘학교 관리-병원 진료-입원’ 3단계로
서울 초중고생 자살 4년새 82% 늘어




지난해 서울에선 교우 관계로 스트레스를 겪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자해를 해 온 한 학생이 학교와 시교육청이 즉시 개입한 덕분에 사건 발생 3일 만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서울시 동부교육지원청이 이 학생의 위험 수준을 평가한 뒤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해 즉시 병원에 연계했기 때문이다.

● 자살-자해 시도 학생 위험도 평가해 병원 연계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서울 전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자살·자해 위험 수준 평가’가 도입된다. 입원이나 치료가 필요한 정신건강 고위험군의 반복되는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한 조치다. 2021∼2025년 서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185명에 이른다.

자살·자해 위험 수준 평가는 경위서에 담긴 자살 시도 방식, 자해나 자살 시도 횟수 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합산 점수 12점 이상이면 입원으로 연계해 위기관리 컨설팅을 받도록 했다. 7∼11점인 학생은 병원 진료와 함께 학교에서 한 달간 모니터링을 받고, 6점 이하는 학교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학생이 자살이나 자해를 시도하더라도 사후 관리가 안 된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각 학교는 자살 및 자해 시도를 인지하면 5일 안에 교육지원청에 경위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학생 정신건강 위험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절차가 없어 고위험군 학생이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을 시도한 학생은 이른 시간 내 재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즉시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고위험군을 평가할 시스템이 있다면 치료 연계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고위험군 학생의 병원 연계도 강화한다. 동부교육지원청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자살 시도 학생 중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로 판단되는 학생을 협력 병원에 연계하는 사업을 도입했다. 일반 절차보다 응급 입원이나 진료 등을 빨리 받을 수 있고 치료비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지원 사업’이다. 지난달까지 총 7명이 지원을 받았다. 시교육청은 패스트트랙 사업도 연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의 위험 신호를 정확히 파악해 학교와 교육지원청, 의료기관으로 이어지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서울 초중고생 자살 4년 새 82% 늘어

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자살 고위험군 관리에 나서는 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초중고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21년 28명이었던 서울 초중고교 자살 학생 수는 지난해 51명으로 4년 새 82.1%나 늘었다. 자살 시도도 같은 기간 180건에서 683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학생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학업 스트레스가 꼽힌다. 최근 5년 서울 자살 학생을 교육지원청별로 보면 ‘강서·양천’이 31명(16.8%)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서초’와 ‘강동·송파’가 각각 26명(14.1%)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고위험군 학생이 치료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성모마음건강정신의학과의원 원장은 “정신건강 고위험군 학생은 단기간에 호전이 어려워 수개월간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수업 출석 인정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가 있어 입원이 필요한 학생도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과 시스템을 시도교육청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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