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권한 의회에” 위법 판결… 트럼프 “우리 착취한 나라들 춤춰” “대체관세 10%”→하루 뒤 “15%”… ‘무역법 122조’ 근거 150일 부과 靑, 주말 긴급회의 “투자 예정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이 자신의 상호관세 정책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한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연방대법원을 야당 민주당의 ‘애완견’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즉각 대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조만간 추가 관세를 부과할 뜻도 밝혔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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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지난해 4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와 마약류인 펜타닐 유입을 명분으로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대체 관세를 부과했고, 21일에는 이를 15%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행정조치를 통해 관세 부과 효과를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연방대법원이 그의 핵심 정책으로 꼽혀 온 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만큼 그의 통상 전략이 근간부터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방대법관들은 이날 판결에서 1977년 제정된 IEEPA가 의회가 아닌 대통령에게 교역 상대국의 상품에 광범위한 수입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수량, 기간, 범위에 제한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엄청난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권한을 행사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신직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봤다. 6명 중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과 에이미 배럿 대법관 등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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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와대는 22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이행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미국 관세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코너로) 몰렸다는 인식하에 더 복잡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재협상 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주재로 부처 관계자들과 대미 통상 현안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도 ‘관세 관련 통상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