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 갈라쇼에서 차준환, 이해인 등 남녀 출연진들이 무대를 끝내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시청률 저조와 관련한 여러 이유 중 가장 많이 거론되고 또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중계 방식이다. 이번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중계권을 따낸 JTBC가 독점 중계했다. 62년 만에 지상파 중계 없는 올림픽이 됐다.
단일 채널에서만 생중계하다 보니 중계 우선순위에서 밀린 다른 종목에서 금메달이 나오는 순간을 놓치는 등 중계 범위의 축소가 일어났고, 그만큼 다양한 경기를 볼 기회가 줄었다는 지적이 일었다. 반면 올림픽 지상파 독점이 깨지자 이들이 보도에 소극적이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맞서 중계권 재판매 및 뉴스권 구매 조건이 까다로웠다는 논박이 이어졌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이번 중계 체제하에서는 다양한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만들어내던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과 이면 취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만큼 특색 있는 콘텐츠가 줄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들도 위축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올림픽의 열기가 확산되는 동력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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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느라 정치 공세를 퍼부었던 베이징 올림픽 때와는 달리 올림픽 붐업에 나선 점, 미국 팀의 선전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때의 1시간 시차에 비해 이번 올림픽은 개최 지역과의 8시간 시차로 인해 생중계 시청이 어려워진 데다 과거 김연아 이상화 같은 대형 스타의 부재로 경기 주목도가 떨어졌다. 여기에 쇼츠와 경기 하이라이트 등을 통해 경기 결과와 극적인 순간만을 빠르게 소비하는 흐름도 TV 시청률 저하에 영향을 주었다. 국가대표 선수의 메달 획득과 관련된 ‘국뽕’(과도한 애국주의) 분위기가 덜해진 점도 있다. 그러나 한 선수의 메달 획득 과정에 집약된 노력과 인내 및 고난 극복의 모습 속에는 분명 귀중한 가치가 담겨 있다. 또한 이들이 우리 사회를 대표해 나서서 땀 흘리는 장면에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정서적 통합을 이루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분투하는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환호도 그만큼 상대적으로 사라지거나 줄어든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이번 올림픽은 방송사들이 IOC 대응 방식을 재점검할 필요를 제기했다. 방송사와 시청자 모두 피해를 입지 않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IOC는 주 수입원인 올림픽 TV 중계권료를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요구한다. 개별 방송사가 홀로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방송사는 물론 새로운 시청 흐름을 대변하는 인터넷이나 OTT업체 등 다양한 매체를 포함시켜 IOC의 중계권료 협상에 단체로 맞서는 ‘코리아 풀’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다양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여러 시청 경로를 확보하고, IOC의 중계권료 인상 시도에 공동 대응하면서 분담을 통해 중계권료 부담도 줄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보편적 시청권을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도 병행해야 한다.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