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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20박’ 끝낸 유승은 “동경하던 제라드 선수 DM 날아와 깜놀”

입력 | 2026-02-20 19:34:00


스노보드 빅에어 여자부 동메달을 딴 유승은은 이어 슬로프스타일을 예선 3위로 통과해 결선에 올랐으나 결선에서는 1~3차 랜딩에 실패, 멀티 메달 도전은 다음으로 돌려야 했다. 사진은 마지막 3차시기를 마친 뒤 아쉬운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는 유승은. 리비뇨=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리비뇨 선수촌 최장기 투숙객 유승은(18)이 드디어 선수촌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지난달 30일 한국 선수단 본단과 함께 밀라노 공항에 도착한 유승은은 홀로 밀라노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리비뇨 선수촌에 ‘체크인’을 했는데 무려 20박 후 리비뇨 선수촌에서 방을 빼고 19일 밀라노에서 하루를 잔 뒤 20일 밀라노 시내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승은은 10일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여자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일 같은 스노보드 알파인에서 김상겸이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은메달)을 신고한 뒤 연달아 스노보드에서 나온 ‘깜짝 메달’이었다. 이후 유승은은 18일 슬로프스타일 경기까지 소화했고 이날 기자회견 등 공식일정을 소화한 뒤 저녁 귀국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이번 올림픽 빅에어에서 메달을 딸 때까지만 해도 일반인용 보드를 탔던 유승은은 직후 세계적인 보드제조사로부터 선수용 데크가 달린 보드를 선물받았다. 리비뇨=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유승은의 이름 석 자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시즌 발목 부상으로 재활로만 시간을 보냈고 올림픽 시즌 역시 복귀하자마자 손목 부상으로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유승은은 올림픽 데뷔전부터 깜짝 메달을 신고했다.

특히 선수용이 아닌 일반용 보드를 타고도 메달을 따자 뒤늦게 유명 보드사로부터 ‘리비뇨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유승은은 새로 보드를 선물받은 소감에 대해 “이전 보드와 모델을 같았는데 데크 두께, 색깔이 달랐다. 제가 원래 타던 건 중국 공장에서 만든 건데 이번에 받은 건 미국에서 만든 거라 보드 탄력이 다른 것 같다”며 웃었다.

18일 슬로프스타일 남자부 결선을 치른 미국의 레드 제라드. 리비뇨=AP 뉴시스


이번 대회 전까지 유승은은 세계 ‘스노보드 씬’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유승은은 그동안 혼자 ‘팔로잉’ 했던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고 세계적 선수들과 대부분 ‘맞팔’을 하는 사이가 됐다.

특히 유승은이 동경하며 오래 전부터 홀로 팔로잉하고 있던 레드 제라드(26·미국)는 유승은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관한 뒤 유승은에게 “경기 너무 재밌게 봤다”며 DM을 보내 유승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제라드는 2018 평창올림픽 당시 슬로프스타일 남자부에서 최연소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던 선수다.

선수 말고 학교 친구들의 축하도 쏟아졌다. 유승은은 “해외 훈련을 많이 가서 친구가 거의 없는데 메달을 따고 학교에서 원래 잘 인사도 못하고 지내던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엄마 말로는 10년 전 유치원 어머니들까지 연락이 왔다고 한다”며 웃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유승은은 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유승은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재활로 보낸) 2025년은 ‘스노보드 하지 말 걸’의 연속이었다”며 “지금까지 버티게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동갑내기 최가온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고 먼저 귀국하면서 “친구들과 파자마파티를 하고싶다”고 말했는데 본인은 어떤 것을 하고싶으냐는 질문에 유승은은 “저는 친구가 없기 때문에”라고 웃으며 “집에 강아지랑 산책하면서 지낼 것 같다”고 했다. ‘친구가 없다는 게 그만큼 해외훈련 시간이 많아서 그런 것인가’는 추가 질문에 유승은은 “그게 좋겠네요”라고 답해 회견장에 있던 취재진들을 웃게 했다.

나이와 맞지 않게 ‘아저씨 입맛’이 유승은은 한국에 가면 먹고싶은 음식을 묻자 “너무 많은데”라며 “김치찌개 너무 먹고싶고. 소고기국밥, 순대국밥, 감자탕…”이라며 아저씨들의 대표 반주 메뉴를 줄줄이 읇었다.

“너무 먹고싶어요. 한국 식당이 다르거든요. 너무 좋아요(웃음).”






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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