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이후 체중 유지를 위해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모습. 체중 감량 후 근육량 유지가 요요 방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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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와 마운자로(Mounjaro) 등 GLP-1 계열 약물을 중단한 뒤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는 약물 치료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중단 이후 관리 방식에 따라 체중 유지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단순히 ‘요요가 온다’는 문제가 아니라, 약물 이후 체중 유지 전략 자체가 치료의 핵심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BMJ(The 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한 메타분석에서는 비만치료제 관련 연구 37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 약물 중단 후 체중이 평균적으로 한 달 약 0.4kg씩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일부 환자의 경우 약물 중단 약 18개월 이후 체중이 치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왜 GLP-1 비만치료제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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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분비학 분야 리뷰 연구에서도 GLP-1 치료 중단 이후 체중 재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기초대사량 감소와 식욕 조절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 지목됐다. GLP-1 계열 약물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높여 음식 섭취량을 줄이지만, 투약이 중단되면 이러한 호르몬 조절 효과가 빠르게 약화된다. 그 결과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증가하고 포만감 신호는 감소하면서 이전보다 강한 배고픔을 느끼는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동시에 체중 감소 이후 신체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적응한다. 체중이 줄어든 뒤에도 기초대사량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대사 적응(metabolic adaptation)’ 현상이 발생하면서 같은 양을 섭취해도 체중이 다시 증가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체중 감소 이후 인체가 균형을 회복하려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체중 감량 이후 생활습관 관리에 따라 체중 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개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모두가 요요를 겪는 건 아니다…실제 환자 데이터 결과
최근 미국 실제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약물 중단 이후 결과가 크게 엇갈렸다. 약 3분의 1의 환자는 체중이 다시 증가했지만, 비슷한 비율의 환자는 감량 체중을 유지하거나 추가 감량을 이어갔다. 연구진은 생활습관 유지 여부가 체중 변화의 가장 큰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운동을 병행한 환자군은 약물 단독 치료군보다 체중 유지 성공률이 두 배 가까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근육량 감소로 기초대사량이 떨어질 경우 약물 중단 이후 체중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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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치료제 중단 이후 체중 변화를 분석한 최근 임상 연구와 학술 리뷰들을 종합하면, 요요를 줄이기 위한 관리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약물을 갑자기 중단하기보다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 작용을 강화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투약을 급격히 중단할 경우 식욕 반동이 나타날 수 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중 하나인 세마글루티드(위고비)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도 약물 중단 이후 체중 재증가 경향이 확인되며, 연구진은 생활습관 관리와 장기적인 체중 유지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Nature Medicine).
둘째, 체중 감량 이후에는 별도의 ‘유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체중이 감소하면 인체는 에너지 소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적응하며 체중 회복을 시도한다. 전문가들은 최소 수개월 동안 체중을 추가로 줄이기보다 일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식사 패턴과 활동량을 고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셋째, 체중 감소보다 근육량 유지가 장기적인 요요 방어의 핵심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이전과 같은 식사량에서도 체중 증가 가능성이 높아진다. 근력 운동을 병행한 환자군에서 체중 유지 성공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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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에 성공한 이후 다시 살이 찌는 현상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라기보다 인체가 균형을 회복하려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가깝다. 최근 비만 치료의 초점 역시 ‘얼마나 빠르게 감량하느냐’에서 ‘약 없이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 치료의 성패가 체중 감량 시점이 아니라 약물을 줄이거나 중단한 이후의 생활 구조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결국 비만 치료의 진짜 시작은 체중이 줄어든 순간이 아니라, 감량된 몸을 일상 속에서 유지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참고 자료
https://www.bmj.com/content/392/bmj-2025-085304
https://www.medcentral.com/endocrinology/obesity/weight-maintenance-after-glp-1-ra-withdrawal-exposes-critical-research-gaps
https://www.adcesconnect.org/blogs/courtney-cameron/2024/11/29/november-blog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