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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와 술 같이 먹으면 죽을수 있나?”… 모텔살인 20대女, 챗GPT에 수차례 물어

입력 | 2026-02-20 04:30:00

범행 직후 “택시비 줘서 고맙다”
알리바이 조작하려 메시지도 남겨
경찰 “계획적 범행” 살인혐의 檢송치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난달 말 또 다른 남성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숨진 이들의 부검을 진행 중이다. 2026.2.12 뉴스1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약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범행 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죽을 수 있나’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직후 의식을 잃은 상대방에게 “택시비를 줘서 고맙다”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계획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여성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모 씨(22·여)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기존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한 결정적 증거는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챗GPT의 검색 기록이었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20대 후반 회사원을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로 유인해 수면제가 든 숙취해소 음료를 주기 전 챗GPT에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을 여러 차례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가 AI와 관련 대화를 시작한 건 1차 범행(지난해 12월 14일) 직후였다. 당시 전 남자친구에게 수면제 음료를 먹였으나 의식을 잃었다가 이틀 만에 깨어나자 ‘실패 원인’을 분석하듯 AI에게 치사량을 물은 것이다. 실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두 번째 남성부터는 약물의 양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경찰은 김 씨가 약물의 치명적 효과를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살해의 목적으로 용량을 조정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3차 범행이 이뤄진 이달 9일 수유동 모텔을 나온 직후 이미 의식을 잃은 또 다른 20대 회사원에게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메시지에는 “깨우려 했는데 잠들어서 먼저 나간다” “현금 다발로 택시비를 주고 맛있는 거 사줘서 고맙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를 김 씨가 범행한 뒤 ‘정상적인 데이트 후 헤어졌다’는 알리바이를 남기려 한 시도로 보고 있다. 다만 김 씨는 “남성을 재우기 위해 약을 준 것일 뿐 사망할 줄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도 소셜미디어에 자기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김 씨의 마지막 게시글이 올라온 시점은 10일 오후 8시 28분경으로, 경찰은 이로부터 약 30분 뒤 김 씨를 강북구 미아동 주거지 앞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설 연휴 기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와 면담을 진행했으며, 관련 결과를 검찰에 전달할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3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추가 수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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