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합성기술 ‘저온 주입’으로 고품질 발광체 개발 “1년 내 상업화 목표로 경쟁력 확보”
페로브스카이트는 빛과 전기를 상호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난 소재로 차세대 태양전지뿐 아니라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넘어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는다. 국내 연구팀이 디스플레이용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을 고품질로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이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8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개발된 기술은 1년 이내 상업화가 목표다.
● 저온 공정으로 결함 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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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나노결정 합성 공정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150도 이상의 고온 용액에 재료를 주입하는 ‘고온 주입’ 기술이 주류였지만 안전상 위험이 있고 산소와 수분을 차단하는 특수 설비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 상온에서 합성 가능한 기술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대량 생산 시 생산성과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빠른 합성 속도 때문에 결함이 생기고 균일성이 저하된다는 점에 주목해 ‘저온 주입’ 합성법을 개발했다. 0도 근처로 냉각한 리간드 용액에 페로브스카이트를 형성하는 재료 용액을 주입해 유사 유화 상태로 만든 뒤 합성하는 방식이다. 리간드는 결정 성장을 조절하는 물질을 말한다.
저온 주입법은 결정 합성 속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결함 생성을 억제했다. 발광 효율이 100%에 이르는 고품질 순수 녹색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우주나 심해 탐사가 활발해지면서 극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고 있다. 유기재료를 사용하는 OLED는 저온 환경에서 발광이 어렵다. 이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는 영하 40도 저온에서 구현하면 효율과 수명이 증가한다”며 “극지방이나 심해처럼 추운 지역에서 다른 디스플레이와 차별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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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연구팀은 교원 창업 기업인 에스엔디스플레이와 협력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기반 색변환 필름을 제작하고 태블릿 디스플레이에 장착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했다.
● 세계적 수준 디스플레이 연구 성과 ‘3연타’
이 교수팀은 지난달에도 과학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로 꼽히는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디스플레이 연구 성과를 동시에 게재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우수한 성과를 연달아 3건이나 낸 셈이다.
사이언스에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의 구조적 결함을 보완해 효율과 수명을 높이는 ‘계층적 셸(Hierarchical Shell)’ 기술 개발 성과를, 네이처에는 2차원 신소재인 맥신(MXene) 기반 전극을 도입해 소자를 1.6배로 잡아 늘여도 성능과 밝기 저하가 없는 신축성 OLED 소자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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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과학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연구 분야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느껴야 오랜 시간에 걸쳐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과 연구진이 저를 믿어줬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며 “학생들과의 유대 관계, 연구실 문화가 결부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