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난달 말 또 다른 남성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숨진 이들의 부검을 진행 중이다. 2026.2.12 ⓒ 뉴스1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모 씨(22·여)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기존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한 결정적 증거는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검색 기록이었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20대 후반 회사원을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로 유인해 수면제가 든 숙취해소 음료를 주기 전, 챗GPT에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을 여러 차례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가 AI와 관련 대화를 시작한 건 1차 범행(지난해 12월 14일) 직후였다. 당시 전 남자친구에게 수면제 음료를 먹였으나 의식을 잃었다가 이틀만에 깨어나자 ‘실패 원인’을 분석하듯 AI에게 치사량을 물은 것이다. 실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두 번째 남성부터는 약물의 양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경찰은 김 씨가 약물의 치명적 효과를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살해의 목적으로 용량을 조정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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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도 소셜 미디어에 자기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김 씨의 마지막 게시글이 올라온 시점은 10일 오후 8시 28분경으로, 경찰은 이로부터 약 30분 뒤 김 씨를 강북구 미아동 주거지 앞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설 연휴 기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와 면담을 진행했으며, 관련 결과를 검찰에 전달할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3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추가 수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