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일본 도쿄 자유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있다. 2025.10.04 도쿄(일본)=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8일 소집되는 특별 국회에서 다시 총리로 지명될 예정이다. 지난달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치른 총선(선거)에서 압승한 그는 평소 강조해왔던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한 경제, 안보 정책 실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의 재취임 이후 동북아를 둘러싼 외교 일정 또한 숨 가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3월 19일 미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같은 달 한일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4월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전후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담을 다시 타진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에 재지명된 뒤 이틀 뒤인 20일 열리는 국회의 시정방침 연설에서 ‘다카이치 2기’의 밑그림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발전시켜 인도태평양 지역의 우방국과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 등을 추구하는 외교방침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다카이치 총리가 중시하는 경제안전보장 분야에서 동맹국 및 뜻을 같이하는 국가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을 핵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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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중의원(하원) 을 해산하겠다고 표명했다. 2026.01.20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총리는 재지명을 앞두고 강한 대북 대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6일 총리 관저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납치 문제 해결은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일본과 북한이 함께 번영과 평화를 누리는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끼리 정면에서 마주할 각오”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체 3분의 2(310석)를 뛰어넘는 316석을 확보했다. 역대 최대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총리의 외교 행보에도 힘이 실릴 전망.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해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일 동맹의 불협화음을 줄이는 것이 첫 과제다.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양국 관계가 해빙 모드로 돌아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승리로 장기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변수다. 중도층까지 지지세를 넓힌 다카이치 총리가 대중 관계에 좀 더 유연한 자세로 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중국도 양국 경색의 장기화를 피하기 위해 변화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일의 3국 정상 모두가 대북 대화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북한 관련 문제가 진척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하며 김 위원장과 만나길 희망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인접한 중국을 찾는 만큼 올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미 대화 재개에 다시 무게를 둘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일의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노력이 다시금 활발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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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