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28만장→작년 215만장 가구당 후원 65장→36장으로 줄어 구룡마을 주민 “가장 시린 설될 듯”
설을 일주일 앞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의 16.5㎡(약 5평) 남짓한 판잣집. 주민 이홍규 씨(71)는 창고에 남은 연탄 28장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아껴서 하루에 2장씩만 때도 보름을 못 버틸 양이다. 방 안으로 스며드는 냉기는 두꺼운 패딩 점퍼를 껴입으며 견딘다. 이 씨는 “최근 발생한 화재로 이웃이 마을을 떠난 데다 후원까지 줄어 올해 설이 가장 시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연탄 사용 가구의 감소 속도보다 후원이 줄어드는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기준 연탄 사용 가구는 5만9695가구로, 가구당 평균 연탄 36장이 돌아갔다. 2021년 65장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자원봉사자의 발길도 줄었다. 지난해 연탄 배달 및 도시락 나눔 봉사자 수는 1만7543명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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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연탄 후원 감소가 단순한 난방 문제를 넘어 취약계층의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소득 홀몸노인에게 연탄 배달과 봉사자의 방문은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과 관계가 끊긴 이들이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도록 지역 공동체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