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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퍼즐랩·게스트하우스 ‘봉황재’ 한옥 대표
하지만 추정림 씨 부부의 안정적인 오늘 뒤에는 수년 간의 대출 상환과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나도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 설레는 상상은 잠시 접어 두고 다음 항목들을 먼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관청 허가부터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이 법적 규제다. 내 집이라고 해서 누구나 게스트하우스를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거지역에서 숙박업 운영이 가능한지 용도지역부터 확인해야 하고 구청이나 시청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순서다. 대상 주택에 주민이 직접 거주하고 있어야 하며, 건축법상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은 대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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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나가는 돈도 미리 추산해 봐야 한다. 문을 열고 나면 고정 지출이 발생한다. 수도·가스·전기요금, 인터넷과 케이블TV 비용, 청소 및 세탁 용품, 소모품 교체비가 매달 들어간다.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을 통해 손님을 받는다면 수수료도 빼야 한다. 수입에서 이런 비용들을 빼고 남는 순수익이 실제로 얼마인지를 따져야 한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사업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신고 의무도 생긴다. 재산세가 올라갈 수 있고, 종합부동산세 합산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세금 문제는 상황마다 달라지는 만큼, 시작 전에 세무사와 한 번쯤 상담해 두는 것이 낭패를 막는 길이다.
아무리 정성껏 운영해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주변에 관광지나 병원, 대학교처럼 장기 투숙 수요를 만드는 시설이 있는지, 대중교통 접근성은 어떤지가 수익을 크게 좌우한다. 추 씨 게스트하우스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데는 삼성서울병원이라는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내 집 주변에 그에 버금가는 수요 창출 요인이 있는지, 경쟁 숙소는 얼마나 되는지, 비수기와 성수기 편차는 어느 정도인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외국인 고객의 경우 내국인이 예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이유로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수요가 있는 만큼, 초반에는 소규모로 운영하면서 고객 반응을 살피거나 호스트 커뮤니티를 통해 방문 트렌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단 게스트하우스를 하게 되면 여유는 생각보다 줄어든다. 체크인과 체크아웃 응대, 청소, 침구 교체, 예약 관리, 손님 문의 대응 같은 일이 매일 반복된다. 은퇴 후 한가롭게 쉬는 노후를 그렸다면, 그 그림과 실제 운영 강도가 맞는지 솔직하게 자문해 봐야 한다. 은퇴 후 부업이 본업이 되지 않도록 적당한 휴식과 취미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지키도록 하자. 워라밸은 직장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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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퍼즐랩·게스트하우스 ‘봉황재’ 한옥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