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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이는 우승할 자격 있어” 승자만큼 빛났던 클로이 김의 품격

입력 | 2026-02-13 15:31:00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 최가온이 은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클로이 김(왼쪽)과 기뻐하고 있다. 2026.2.13 뉴스1

“가온이는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어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거든요.”

13일 올림픽 3연패의 꿈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클로이 김(26·미국)은 환한 미소로 최가온(18)에게 축하를 건넸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여자 하프파이프의 ‘살아있는 전설’다. 한 달 전 어깨 부상을 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이루고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오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꿨다.

2차 시기까지만 해도 꿈이 이뤄지지 듯했다. 88.00점으로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가운데 1위였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최가온이 90.25점으로 자신을 넘어섰다. 클로이 김은 마지막 시기에서 역전을 노렸으나 점프에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의 클로이 김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은메달이 확정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2026.2.13 뉴스1

금메달을 놓친 클로이 김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최가온에게 달려가 우승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클로이 김은 최가온의 우상이자 든든한 조력자였다. 최가온이 선수 생활 초반 해외 훈련 도중 다쳤을 때 옆에서 통역을 맡아 도운 적이 있다. 현재 최가온을 지도하는 벤 위스너 코치(미국)를 소개해준 사람도 클로이 김의 아버지다.

클로이 김은 이날도 친언니처럼 최가온을 챙겼다. 최가온이 1차 시기 도중 하프파이프 벽에 부딪히자 곧바로 최가온에게 달려가 “너는 할 수 있어. 이미 일어난 일은 털어버려. 괜찮아”라며 토닥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최가온을 감싸 안으며 한국말로 “축하해”라고 진심 어린 한마디를 건넸다. 시상대 위에서는 얼굴이 잘 나오도록 최가온의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기도 했다.

12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 출전한 최가온이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가운데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은메달 클로이 킴, 금메달 최가온, 동메달 오노 미쓰키 리비뇨. 사진공동취재단/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가온에게도 클로이 김은 경쟁자 그 이상의 존재다. 최가온은 “당연히 내가 1등 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도 모르게 클로이 언니를 응원하고 있었다”고 했다.

클로이 김은 “가온이는 나의 베이비(Baby)다. 그녀가 정말 자랑스럽다. 가온이가 내가 올림픽 첫 금메달을 땄을 때 나이와 같은 나이라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했다. 극적인 경기만큼 빛났던 ‘레전드의 품격’이었다. 



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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