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에 두 개의 손가락만을 가지고 태어난 브뤼넬은 당당하게 카메라를 향해 왼손을 흔들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상 왼손을 숨기곤 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순간이었다.
‘빙판 위의 포뮬러원(F1)’이라 불리는 쇼트트랙에서 선수들의 왼손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데 시속 50km가 넘는 속도로 곡선 코스를 돌 때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 바깥으로 튕겨 나가려는 원심력을 버틴다. 이때 왼 손가락으로 빙판을 살짝 짚어 균형을 잡는다. 선수들이 손가락 끝에 보호 캡이 붙어 있는 일명 ‘개구리 장갑’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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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련도 그의 올림픽 메달을 향한 열망은 멈추지 못했다. 베이징의 아픔 직후인 2022년 3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개인전 500m와 1000m, 여자 계주를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3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캐나다 대표팀의 주축으로 혼성 계주와 여자 계주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당시 여자 계주 마지막 주자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가 바로 브뤼넬이었다. 현재 브뤼넬과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여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했한 코트니 사로(26), 2018 평창 대회 여자 1000m 은메달리스트 킴 부탱(32) 등이 포함된 캐나다 여자 대표팀은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예전 브뤼넬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조차 내가 해낼 줄 몰랐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그 누구도 브뤼셀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브뤼넬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며 인스타그램에 “나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빙판 위는 물론 일상에서도 더 나은 선수로 거듭났다.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글을 남겼다. 브뤼넬은 19일 여자 3000m 계주에 출전해 다시 한번 금빛 질주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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