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차렸냐보다 어떤 마음으로”…한국유교문화진흥원, 현대식 예법 제안
설날 차례상을 준비하기위해 음식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스1
광고 로드중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예학센터가 설을 앞두고 현대 가정을 위한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내놨다. 진흥원은 명절마다 반복되는 과한 상차림과 준비 부담을 줄이고, 차례를 가족 화목과 행복을 돌보는 시간으로 되돌리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진흥원 산하 한국예학센터(이하 센터)는 이번 설을 앞두고 전통의 뿌리는 지키되, 오늘을 사는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12일 제안했다. 유교 예학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차례의 본뜻을 가족 간 화합과 행복에 두고, 형식과 격식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향이다.
센터가 짚은 첫 번째 쟁점은 차례상의 과도한 품목이다. 본래 차례는 떡국이나 송편에 과일 3~4가지 정도를 올리는 간단한 의례였다. 이에 센터는 무엇보다 차례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광고 로드중
둘째로는 ‘전통 음식’이라는 틀에 갇히지 말 것을 주문했다. 센터는 조상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이나 현대적으로 많이 먹는 과일·반찬을 올리는 일을 “예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라, 조상을 기리는 현대적 정성”으로 해석했다.
과일을 놓는 순서를 두고 ‘홍동백서’, ‘조율이시’처럼 알려진 말이 있지만, 관련 전통 예서 어디에도 과일 종류와 위치를 엄격히 정한 기록은 없다는 점도 짚었다.
셋째로는 제사 때 사용하는 지방을 사진으로 대신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낯선 한자 이름이 적힌 종이 대신, 조상의 사진을 모셔두고 가족이 함께 보며 기억을 나누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통해 추억과 감사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센터는 국가 차원의 의례와 가정에서의 차례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묘제례 같은 국가 의례나, 유서 깊은 종가가 이어가는 제사는 한국 문화의 얼굴이기에 가능한 한 원형을 엄격히 보존해야 한다.
광고 로드중
정재근 원장은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맞게 흘러야 우리 곁에 머무른다”며 “올 설에는 조상을 기리는 정성과 함께, 곁에 있는 가족의 손을 한 번 더 잡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