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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부 “사법부 치욕의 날”…與 재판소원법 처리에 반발

입력 | 2026-02-11 17:52:00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판소원 허용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심사를 위해 열린 소위원회에서 하고 있다. 2026.02.1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사법개혁 법안 처리가 가시화되자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11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이라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대 의견을 밝혔다. 기 차장은 “재판소원을 도입하면 당사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계속 다퉈야 해 법적 안정성은 저하된다”며 “국민 관점에서는 손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 안팎에서도 “3심제를 기반으로 하는 사법체계가 4심제로 변질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날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11일 법사위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 증원은 필요하지만 무턱대고 늘리는 건 불가능하다. 하급심 법원의 판사들을 대법관, 재판연구관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증원으로 하급심이 약화되면 재판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판결에 불복해 무조건 대법원에 가고 보자는 경우도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이 정도로 중요한 안건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처리되는 건 비정상으로 보인다.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고 했다.

법원 내에서는 지난해 12월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한 법관을 처벌하는 내용과 관련해 기준이 모호해 악용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법관에게 부여된 법 해석의 재량과 왜곡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판결에 불만을 가진 피고인들이 너도나도 ‘법 왜곡’을 주장하며 고소, 고발을 남발할 수 있다”며 “법 왜곡 행위는 현행법상 직권남용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는데 논란만 키우는 법을 새로 만들 실효성이 있는지 과연 의문”이라고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앞서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민주당은 대법관을 30명으로 늘리는 안을 마련했는데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서울시내 지법 2개가 소멸하는 효과”라며 “국민의 실질적인 사법접근성과 재판청구권이 침해된다”는 의견을 냈다. 또 법 왜곡죄에 대해서는 “신권과 왕권을 수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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