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안내 표지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감소와 제2금융권 대출 증가, 예금 자금의 펀드 이동 등 자금 흐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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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전체 금융권 가계부채는 오히려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대출이 줄어든 자리는 제2금융권 대출이 메우고,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주식·펀드 등 자산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이동’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6년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7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1조 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조 원)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 은행 대출은 줄었는데…왜 가계빚은 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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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1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을 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4000억 원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늘었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농협·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결과다. 금융당국은 “연초 영업재개와 상호금융 등 2금융권 중심으로 한 집단대출 증가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 예금 50조 빠지고, 펀드로 92조…자금 흐름이 바뀌었다
대출 흐름보다 더 뚜렷한 변화는 자금 이동이다. 1월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으로 50조8000억 원 감소했다. 전월 일시 유입됐던 법인자금이 빠져나가고,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가 겹친 영향이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91조9000억 원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로만 37조 원이 유입됐고, 머니마켓펀드(MMF)에도 33조 원이 몰렸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로 빠져나갔던 법인자금이 다시 펀드로 돌아온 데다, 주식시장 강세가 겹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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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1월은 연초 상여금 유입으로 신용대출 상환이 늘어나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기타대출 감소 폭이 4000억 원으로 전월(-1조5000억 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상여금이 대출 상환보다 국내외 주식 투자 등으로 일부 이동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각각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예년을 크게 웃돌았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