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6.02.10. 세종=뉴시스
정부가 연내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과 시간대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은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밤 시간대보다 비싼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9일 이와 관련해 “대부분 기업에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지방에 공장이 많고 전기료 부담이 큰 업종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 등 수도권에 공장이 밀집한 업종에선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 전기료 차등제, 지역별 요금 10% 발생
광고 로드중
김 장관도 “수도권에서 멀리 있는 24시간 가동 업장은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 멀수록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전기요금이라도 싸야 기업이 지방에 갈 유인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달리 적용할 경우 발전소 거리에 따라 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10~20원 정도 차이날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1kWh당 180∼18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리에 따라 10% 안팎 요금 차이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후부는 또 저녁과 밤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낮 시간대 요금은 인하하는 방안을 1분기(1~3월) 중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향후 태양광 발전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산업계가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전기를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밤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 시간대보다 35∼50% 저렴하다.
김 장관은 “우리 산업용 전기요금이 유럽에 비해선 싸지만 중국과 비교하면 비싼 게 현실”이라며 “낮에 태양광 생산이 많이 되는 측면을 고려해 요금을 낮춰주면 기업이 득을 볼 것”이라고 했다.
광고 로드중
전기료 차등제 도입 소식에 울산, 전남 여수, 경북 포항 등 주요 산업단지 기업들은 환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원자력, 화력 등 대규모 발전소가 인접해 있고,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곳이 많아 지역별 전기료 차등제가 도입될 경우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도권에 공장이 밀집한 반도체 등의 업종은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현재 경기 평택, 화성, 이천 등 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지역별 전력 자립률과 송배전 인프라 조건에 따라 지역별 차등제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요금 체계 개편 방안을 보고 비용 부담을 따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지방이라도 전력 자립률이 낮은 곳이면 지역별 차등제를 적용했을 때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발전 5사 통폐합에 대해 “4, 5월 중에는 (통폐합) 경로가 압축될 것으로 보이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될 무렵에 발전사 통폐합 계획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도권 폐기물이 충청권까지 내려가 논란이 커진 것에 대해선 “이번 주 중에 별도의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광고 로드중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