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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 수익 뒤 6만달러대 손실…“코인 선물 간다” 커뮤니티 경악

입력 | 2026-02-09 10:32:00

수익 경험이 ‘독’ 됐나



레버리지 ETF 투자 손실 사례와 고위험 투자 이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챗 GPT 합성 이미지.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위험, 코인 선물 거래 리스크, 투자 행동 패턴 변화를 설명하는 기사용 이미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수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개인 투자자가 이후 고위험 레버리지 거래에서 약 6만 달러 손실을 기록한 뒤 가상자산 선물시장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히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투자 위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익 경험 이후 더 높은 위험 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옮기는 이른바 ‘위험 상향 투자’ 행동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거래 기록에 따르면 해당 투자자는 2025년 레버리지 ETF 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매도 거래에서 각각 3만4723달러와 3만9026달러의 이익을 기록했고, 개별 레버리지 종목 거래에서도 2391달러와 7893달러의 추가 이익을 확보했다. 이를 합치면 레버리지 ETF 거래에서만 약 8만4000달러 규모의 실현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같은 해 11월 가상자산 관련 레버리지 ETF 추가 매수를 위해 기존 레버리지 종목 일부를 약손절(-3135달러, -8.5%) 매도하는 등 투자 비중을 점차 고위험 자산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가상자산 관련 레버리지 ETF 비중을 확대하면서 손익 흐름이 급격히 악화됐다. 2026년 2월 공개된 거래 기록에 따르면 비트코인 관련 레버리지 종목 거래에서 -6만7301달러(-86.2%)의 손실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익 다음 단계는 왜 더 위험한 투자였나

문제는 이 투자자의 세후 수익률이 거래 결과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주식 과세 체계가 적용되는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의 매도 차익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이 발생한 연도와 손실이 발생한 연도가 다를 경우 손익 통산이 어려워, 투자자는 손실을 기록했더라도 이전 연도에 발생한 매도 차익에 대해 별도의 세금 부담을 질 수 있다.

투자자는 게시글에서 남은 자금을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동해 선물 레버리지 거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고, 해당 글이 여러 커뮤니티로 확산되며 반응을 불러왔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반응은 “전형적인 개인 투자자 손실 경로”, “레버리지 수익 경험이 오히려 손실로 이어졌다”, “일반 투자로 돌아가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등 놀라움과 우려가 중심을 이뤘다. 일부 이용자들은 “코인 선물로 이동하면 남은 자산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결국 더 큰 위험 시장으로 들어가는 전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옥문으로 들어가는 결말 같다”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고위험 투자 이동 자체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 행동경제학이 설명하는 ‘위험 상향 투자’

이러한 투자 행동은 행동경제학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 현상이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와 에릭 존슨의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가 노력의 결과라기보다 시장 흐름이나 우연으로 얻은 것으로 인식한 수익, 즉 ‘쉽게 번 돈’이 생길 경우 이후 더 높은 위험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를 ‘하우스머니 효과(House Money Effect)’라고 부른다. 연구에서는 동일한 금액을 보유하더라도 노동소득이나 기존 자산이 아니라 이러한 ‘쉽게 번 돈’을 사용할 때 더 공격적인 투자 결정을 선택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해당 자금을 ‘잃어도 되는 돈’으로 인식하면서 손실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초기 레버리지 투자에서 큰 수익을 경험할 경우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게 되고, 동일한 만족감을 얻기 위해 더 높은 변동성과 더 큰 레버리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레버리지 ETF와 선물거래처럼 가격 변동이 수익률에 확대 반영되는 구조의 상품에서는 수익과 손실이 모두 빠르게 확대되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 선호 상승이 단기간에 계좌 변동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고배율 레버리지 거래가 늘어날수록 가격 방향과 무관하게 청산 물량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투자에서 가장 큰 위험은 단일 손실보다 수익 경험 이후 위험 수준을 계속 높이는 투자 행동”이라며 “손실 만회를 위해 더 높은 레버리지 거래에 나서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계좌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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