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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일자리 찾아 수도권 행렬…문제해결 위해 행정통합

입력 | 2026-02-08 14:44:16


광주전남 각계 대표 500명이 참여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범시도민 협의회가 1월 1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발대식을 갖고 320만 시도민의 뜻과 역량을 결집해 행정통합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범시도민 협의회 제공.


“좋은 일자리만 있으면 고향에 살고 싶습니다.”

6일 KTX 광주송정역에서 만난 장윤찬 씨(22)는 이렇게 말했다. 광주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그는 졸업 후 서울로 취업할 계획이다. 장 씨는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지역에는 경력이나 전공을 살릴 만한 일자리가 거의 없다”고 했다.

이튿날 순천역에서 만난 김혜원 씨(22)도 “고향에 살고 싶지만 지역에는 쓸 만한 일자리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방학을 맞아 고향 목포에 내려왔다는 김모 씨(22·여) 역시 “서울에서 지내는 건 생활비 부담이 크지만 전공과 맞는 일자리가 없어 졸업 후 수도권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 청년들 “일자리가 없어서 고향 떠난다”

6∼7일 이틀간 광주송정역과 목포역, 순천역, 나주버스터미널 등에서 서울로 향하는 광주·전남 지역 청년 10명을 만나 “왜 서울로 가는지”를 물었다. 답변은 하나로 모였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것.

광주·전남의 인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1980년대 광주·전남 지역 인구는 400만 명에 달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분리된 1987년에도 인구는 380만5786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두 지역 인구는 317만1148명으로 줄었다. 38년 동안 63만4638명이 증발한 셈이다. 전남 고흥·구례군 등 16개군은 인구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2024년 한 해에만 광주·전남에서 20·30대 청년 8762명이 빠져나갔고 이중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이동한 걸로 추정된다.

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을 통해 지역 인구 분산과 산업 재편을 추진하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는 “수도권 인구가 유일하게 감소했던 시기는 노무현 정부 당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이뤄졌을 때였다”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면 행정통합이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이 통합되면 인구는 317만1148명, 면적은 1만2872㎢로 늘어난다. 현재 두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150조 원 규모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근 “통합이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 GRDP를 300조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광주 R&D, 전남 에너지 인프라 결합해 ‘시너지’

광주전남 각계 대표 500명이 참여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범시도민 협의회가 1월 1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발대식을 갖고 320만 시도민의 뜻과 역량을 결집해 행정통합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범시도민 협의회 제공.

두 지역은 행정통합 시 광주의 연구개발(R&D)·인재 역량과 전남의 신재생에너지·산업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광주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설과 인재, 인공지능 전환(AX), 모빌리티 분야가 강점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전남은 영암호·영산강호 등 풍부한 용수와 태양광·풍력 등 17.5GW 규모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우주항공, 반도체, 이차전지와 결합한 ‘피지컬 AI’ 산업 육성도 추진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부 지원금을 미래 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좋은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산업단지 부지를 파격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이 발전하고 기업체가 들어오면 청년 인구가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기석 전 강원대 교수는 “행정통합의 가장 큰 효과는 산업 시너지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일자리와 함께 교육·주거·생활 여건을 동시에 설계해야 인구 유입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통합을 통해 분리로 인한 여러 비용들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광주·전남은 동일 생활권임에도 행정구역 분리로 교통망 연계, 산업단지 조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서 비효율이 누적돼 왔다. 양 시도는 행정통합을 통해 복지 혜택을 유지·확대하고 27개 시군을 잇는 광역 교통망과 광역철도를 구축해 1시간 생활권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공공기관 이전, 통합경제지원 신설” 건의

광주시와 전남도는 1월 28일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제5차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협의체 회의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광주시 제공

광주와 전남은 1987년 분리 이후 세 차례 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의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와 재정·제도적 인센티브가 결합되면서 여건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행정통합 시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고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과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 예정된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통합 지역을 우선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광주, 전남 통합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안건은 4일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를 통과했고 이달 중 ‘전남·광주특별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은 통합특별시의 지위와 권한, 행정·재정 특례, 국가 지원 사항 등을 담은 387개 조문으로 구성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 단체장을 선출한다. 통합 명칭은 ‘전남광주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 통합청사는 전남 동부·무안·광주에 분산 배치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양 시도는 정부 재정지원과 각종 특례를 통한 산업 활성화, 공공기관 2차 이전을 통해 규모경제를 이뤄 ‘1+1은 2가 아닌 5’의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대 20조 지원 이후 매년 약 3조 규모의 지속적인 지원금 제도 운영, 통합경제지원금 신설 등을 통해 국세 일부 환원을 건의하고 있다. 또 대규모 사회기반 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신청권한도 중앙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강 시장은 “자치분권을 위한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지역과 연계한 경쟁력 있는 공공기관 유치, 의과대학 정원 최대 반영 등에 힘쓸 것”이라며 “행정통합을 통해 지방주도 성장의 길이 열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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