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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제는 ‘@Jaemyung_Lee’, 밤낮 없는 李대통령 SNS 정치

입력 | 2026-02-07 14:57:00

현안마다 SNS에 ‘실시간’ 반박-입장…부동산 글 하루에 4건도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 체포된 캄보디아 스캠범죄단지 외국인 범죄자 2천명중 한국인은 0명. 요즘 보이스피싱이 조금 뜸해진 것 같지 않습니까?” 2월 6일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겠지요? ” 2월 3일

“언어의 기본적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니 안타깝게도 말이 길어집니다.” 1월 31일

“버티기?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1월 25일

“주가조작 패가망신은 빈 말이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투자하십시오” 1월 14일

요즘 언론과 정치권, 시민들이 가장 주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중 하나는 바로 엑스(X·옛 트위터) 아이디 ‘@Jaemyung_Lee’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 취임 초기만 해도 주로 국민 소통, 정책 홍보 등 ‘정해진 성격’의 글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최근에는 그 결이 다소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의 비판에 대한 반박, 언론 보도에 대한 견해 등 ‘날것’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올라온다. 이 대통령이 올린 글이 정치권의 논쟁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15일간 이 대통령은 총 52건의 트윗을 올렸다. 하루 평균 3.5건이다.

이중 부동산 관련 글은 15건이다.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동안 부동산 글을 4개나 올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종료 방침을 재확인하거나 관련 세제 개편을 시사하는 내용이었다.

야당의 정책 비판에도 이 대통령은 트윗으로 맞대응했다. 이달 1일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을 비판하자 다음날 이 대통령은 “망국적 부동산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떨까”라고 올렸다. 해명 자료나 청와대 브리핑이 아니라 ‘트윗’이라는 수단을 사용한 것이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이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을 비판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올린 글.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부쩍 잦아진 이 대통령의 SNS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집권 2년차에 국정 장악의 필요성, 주요 정책에 대한 드라이브, 점점 커지는 야당의 비판에 대한 대응 강도 강화 등도 이유로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SNS를 올리는 시간은 따로 제한이 없어 보인다. 지난달 28일 새벽 1시엔 지방자치단체 금고 이자율이 처음 공개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올렸다. 약 7시간 뒤인 오전 8시경에는 “1조 원의 1%만 해도 100억, 해당 도시의 민주주의 정도와 이자율을 비교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또 올렸다. 잠들기 직전에 올리고 일어나서 또 올린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이자율이 처음 공개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올렸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이 대통령이 SNS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청와대 공식 브리핑이나 보도 자료에서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거친 표현들도 있다. 이 대통령이 발언 할 때 종종 썼던 ‘패가망신’이라는 단어는 그의 SNS에서도 자주 보인다

이 대통령은 6일 한 경제지 기자들의 선행 매매 혐의를 두고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고 올렸다. 지난달 14일에도 “주가조작 패가망신은 빈말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투자하라”고 올렸다. 그의 SNS 글은 말과 꽤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캄보디아 국제 범죄 관련 글에도 ‘패가망신’이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6일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고 올렸다. 지난달 30일엔 “한국인들 건들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라는 글을 한국어와 캄보디아어로 올렸다가 캄보디아 정부의 문의가 들어오자 삭제했다. ‘패가망신’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올리는 글은 대부분 참모진과의 소통을 거쳐 게재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글은 본인의 생각을 그대로 올린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SNS 정치’를 강조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내부에서 우려가 나오자 일부 참모가 이 대통령의 SNS 계정 비밀번호를 바꾼 적도 있다고 한다. 마음대로 SNS 글을 올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가조작 패가망신은 빈말이 아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주요국 대통령 중 SNS를 활발히 사용하는 사례로는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꼽힌다. 그는 과거 트위터와 갈등을 빚은 뒤 아예 본인이 ‘트루스소셜’이라는 SNS 플랫폼을 만들어버렸다. 2021년 미국 의회 폭동 사태 이후 엑스와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당하자 ‘전용 SNS’를 만든 것.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발언이나 결정, 견해가 백악관 브리핑이나 언론보다 트루스소셜에 먼저 뜨는 일이 허다해졌다. 일례로, 한국의 ‘핵잠(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도 백악관 브리핑이나 보도자료가 아니라 트루스소셜에서 알렸다.

섣부른 SNS 글로 논란을 부른 적도 종종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영상을 게시했다가 인종차별 비판에 직면하자 약 12시간 만에 삭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영상을 SNS에 게시했다가 인종차별 비판에 직면하자 삭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뉴시스

이처럼 SNS를 통한 소통은 자칫 불필요한 혼란, 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글을 쓰는 주체가 대통령 등 권력자일 경우에는 그 여파가 훨씬 크다.

일각에서는 대변인실, 브리핑, 기자회견, 대국민 성명, 언론 인터뷰 등 이미 다양한 공식 소통 루트를 가진 대통령이 ‘SNS 소통’에 골몰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SNS라는 수단이 가진 휘발성, 가벼움, 전파력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SNS에 쓰는 단어나 수식어, 표현이 미치는 영향도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SNS는 전 세계인에게 이미 떼어놓을 수 없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페이스북, 엑스, 인스타그램, 틱톡, 트루스소셜 등을 하나라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나 노력을 쏟거나, 불필요한 논쟁 혹은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했다는 “SNS는 시간 낭비”라는 말은 온라인에서 두고두고 회자된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대통령은 한가하게 SNS 놀이나 하며 전 정부 탓, 시장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는 3일 “한없이 가벼운 이재명식 SNS 정치가 경제, 외교, 사회 전 분야에서 좌충우돌 사고를 치고 있다”고 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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