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삼성, 해남-구미에 AI 데이터센터… 현대차, 울산에 수소전지 공장

입력 | 2026-02-05 04:30:00

[10대그룹 투자-일자리 늘린다]
SK, 청주 반도체 패키징 시설 신축… LG는 대전 등에 배터리 R&D 기지
10대 그룹 지방 투자 올해만 66조
생산유발 효과 최대 525조 기대… “정부, 규제완화 등 지원 서둘러야”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10대 그룹은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지방 주도 성장’에 맞춰 5년간 270조 원을 수도권 외 지방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기업들은 올해 지방 투자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릴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신산업 중심으로 투자액을 늘릴 방침이라 실현될 경우 지방 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AI·반도체가 이끄는 지방 투자

한국경제인협회는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 투자계획 조사’에서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GS, 한진 등 10대 그룹이 2030년까지 수도권 외 지역에 총 27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만 지난해 대비 16조 원이 증가한 66조 원을 지방에 집행한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16조 원 증가는 기업들이 굉장히 노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방 투자는 상당 부분이 첨단산업 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및 각 기업들은 이날 구체적인 지역별 투자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주요 기업들은 이미 저마다 굵직한 지방 투자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한경협은 “AI, 반도체, 배터리, 탄소중립 인프라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이 신규 사업 기회인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각 지방이 새로 투자 유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삼성이 전남 해남군과 경북 구미시에서 건립을 추진하는 AI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AI 시대에 꼭 필요한 산업 인프라인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또 광주에 냉난방공조(HVAC) 생산 라인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역시 AI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냉방장치 등을 만드는 라인이다.

SK는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시에 19조 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SK온은 충남 서산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2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 기지를 늘린다. 현대차의 전기차(EV) 전용 공장이 올해 안에 울산에 준공되고,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LG는 향후 5년간 국내 투자 예정액 100조 원 가운데 60조 원을 지방에 투자할 계획이다. LG는 대전과 청주시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배터리 연구개발(R&D) 기지인 ‘마더팩토리’를 만든다. 이를 K배터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의 핵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포스코그룹은 경북 포항시에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착공하고, 한화는 한화오션이 전남 신안에서 약 2조 원 규모로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HD현대는 울산에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철심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청주시에 배전기기 공장을 신설한다.

● “생산유발 효과 최대 525조 원”

전문가들은 지방 투자가 AI,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파급되는 경제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산업은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비교해 볼 때 관련 소부장 기업이나 연구개발(R&D) 인프라가 함께 따라가야 산업 생태계가 구성될 수 있다. 그만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전후방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방이 첨단산업을 유치할 경우 지역 인재들을 출신 지역에 묶어두는 ‘인재 보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대부분 이들 업종이 고연봉인 데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지방 투자는 높은 생산성과 고소득자 유입으로 세수, 소비 확대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업계는 기업들이 대규모 지방 투자에 나설 경우 지역 생산 확대와 소득 증가 등의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경협은 이날 10대 그룹의 지방 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집행되면 5년간 한국 경제에 최대 525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는 한국은행이 산출한 ‘투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계수’에 10대 그룹 투자 합계액을 곱한 것이다. 이번 투자 계획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221조 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기업들의 지방 투자를 위해선 먼저 투자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지방 투자와 일자리 활성화 대책을 내세웠다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10대 그룹 간담회에서 재정 배분이나 정책 결정에서 지방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규제 완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이번에 내놓은 지방 투자 계획이 원활하게 집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가 입지와 인허가 등 규제를 없애는 등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