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임해나-권예 조. /뉴스1 DB
# 소년은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중국계였는데 두 살 때 어머니가 캐나다인 새아버지와 가정을 꾸리면서 캐나다 퀘벡에서 자랐다. 체험 행사를 통해 피겨를 처음 배운 소년은 열한 살 때부터는 남녀가 짝을 이뤄 연기하는 아이스댄스를 시작했다. 문제는 훈련지인 몬트리올에 함께 탈 파트너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 점프가 힘겨웠던 소녀는 피겨스케이팅은 계속하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해답이 점프가 없는 아이스댄스로 전향하는 것이었다. “몬트리올로 와 보라”는 ‘엄마 친구’의 말을 듣고 가족이 있는 토론토를 떠나 몬트리올로 유학을 왔다. 2019년 그렇게 아이스댄스 임해나-예콴 조가 탄생했다.
아이스댄스는 연기만큼 파트너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관하는 국제대회는 두 국적의 선수가 짝을 이룰 경우 파트너 중 한 명의 국적으로 출전하도록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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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2020~2021시즌부터 임해나가 원하는 대로 한국 대표로 국제무대에 섰다. 2021∼2022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최초 메달(동), 2022∼202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최초 금메달, 2023 주니어 세계선수권 한국 최초 은메달 등 한국 아이스댄스의 역사를 연일 써 내려갔다.
3일(현지시간)오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피겨 아이스댄스 경기를 앞두고 한국 국가대표 임해나-권예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귀화를 위해 필요한 행정적인 노력과 비행기 표를 포함한 비용은 모두 예콴의 부담이었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상당한 돈을 쓰고 있던 예콴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었다. 하지만 예관은 유소년 코치 병행하면서 돈을 벌었다. 예콴은 마침내 한국 귀화에 성공했고 ‘권예’라는 한국 이름을 얻었다.
한국 유일 아이스댄스 팀인 임해나-권예 조는 6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아이스댄스 리듬댄스에서 이번 대회 한국 피겨 대표팀의 첫 스타트를 끊는다. 아이스댄스는 정해진 테마음악(이번 시즌은 90년대 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리듬댄스와 자유곡을 배경으로 연기하는 프리댄스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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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나-권예 조의 프리댄스 프로그램은 전쟁에 징집돼 이별해야 하는 연인들의 애절한 감정을 녹였다. 임해나는 더 많은 이들이 이 무대에 몰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속에서 연기할 인물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서 적고 있다. “올림픽을 보시는 분들이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자세히 느끼실 수 있으면 해 쓰기 시작했다. A4로 9장 정도 되는 짧은 글이다. 마지막 정리 중인데 올림픽 프리댄스 경기 전에는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