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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풀려난 손현보 “가족 초청해준 백악관에 감사”

입력 | 2026-01-30 11:23:00

선거법 위반 징역 6개월 집유 1년 선고
尹지지 집회 열고 “이재명 죽어야” 선동
밴스 美부통령, 김민석에 체포 우려 표명
孫 “계속 양심 따라 행동” 활동 재개 시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30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부산지법을 나서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30 (부산=뉴스1)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구속됐던 손 목사는 5개월 만에 석방됐다. 그는 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사관에서도 가족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서 우리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미국 목사님들 1만 명이 석방을 위해 서명해줬는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설교를 한 바 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30일 공직선거법 및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손 씨의 행위가 선거에 미칠 영향력을 인식하고 이뤄진 것으로,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특정 후보에 대한 당선과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 의사와 고의가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 손 씨가 목사로 있는 교회의 신도 수와 운영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 등을 고려했을 때 영향력이 상당했다면서 “공소사실 기재된 발언을 통해 다수의 잠재적인 유권자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이 전달력을 높일 목적으로 확성장치를 사용하는 것 역시 부정한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목사로서 지위를 이용해 신도들에게 조직적, 계획적인 부정 선거운동을 하며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멈추지 않고 지속한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직후 석방된 손 목사는 법원 앞에서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탄핵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게 아니다. 성경적인 가치에 따라 주장한 것일 뿐”이라며 “이건 자유의 문제다.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책도 백 권 읽고 건강하게 나와서 다행이지만, 시민을 구속하고 억압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목사 신분으로 정치 관련 발언을 할 지에 대해선 “판사는 판사대로 판단했고, 나는 내 양심과 신앙의 가치에 따라 판단한 대로 대가를 치르면 된다”며 “종교와 정치는 구분할 수 없다. 앞으로도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 내 방청석은 손 목사의 교회 신도들과 보수 개신교인, 취재진 등이 가득 찼다.

앞서 손 씨는 지난해 4·2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3월 교회에서 예배를 진행하다가 마이크를 사용해 당시 국민의힘 소속의 정승윤 후보와 대담을 진행하거나 정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집회를 열어 특정 후보의 낙선을 도모하는 연설을 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법상 종교단체 혹은 구성원이 직접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손 씨는 같은 해 6·3 대선 선거 운동 기간 이전인 5~6월에도 여러 차례의 선거 운동을 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예배 중 마이크를 이용해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고, 김문수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송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손 씨는 “교회만 뭉쳐도 얼마든지 되지 않냐”, “민주당은 공중분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자유 우파 대통령이 당선되게 하옵소서, 이재명은 대선에서 완전히 거꾸러지게 하시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손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손 씨 측은 자신의 행위가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손 씨는 기독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 대표로 활동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또 그는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설교를 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지적하며 “이것도 심각하다.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성향이 결합해 버리면 양보가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손현보 목사 체포 사건 등에 대해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체적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표하자, 다시 김 총리는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정치와 종교가 엄격히 분리된 상황에서 선거법 위반에 대한 조사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날 판결 결과를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목회자가 설교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동조하는 후보를 비판했다고 해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손현보 목사의 석방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공직선거법 유죄의 논리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정치의 자유 이상으로 종교와 사상의 자유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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