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개입땐 전면전 간주, 강력 대응” 테헤란 광장 광고판에 그림 내걸어 “유혈 진압에 3만6500명 숨져” 보도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에 파괴된 미국 항공모함을 묘사한 그림이 걸려 있다. 푸른색 항공모함 갑판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피에 젖은 성조기’를 연상시킨다. 테헤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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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정부의 반(反)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경고를 보내며 중동에 항공모함 등 핵심 전력을 집결시키자, 이란이 즉각적 보복을 다짐하며 항전 의지를 나타냈다.
25일 AP통신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도심 광장 대형 광고판에 미 항공모함이 공격받아 파괴된 그림이 걸렸다고 전했다. 푸른색 항공모함 갑판에서 붉은 피가 띠 모양으로 바다로 흘러내리는 장면인데, 전체적으로는 ‘피에 젖은 성조기’처럼 보인다. 그림 한쪽엔 ‘바람을 뿌리면 회오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적혀 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이뤄진다면 강력한 보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선전물로 해석된다. 해당 그림이 내걸린 엔켈라브 광장은 국가가 주관하는 집회 장소로 사용되는 장소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24일 로이터통신에 “제한된 공격, 전면적 공격, 외과 수술식 공격, 물리적 공격 등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간에 어떤 형태의 공격도 우리를 향한 전면전으로 간주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22일 이란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혁명수비대와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준비돼 있다”며“ 방아쇠에 손을 올린 채 최고사령관의 명령과 조치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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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이란 지역으로) 대규모 (미군) 함대가 향하고 있다”며“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들(이란)을 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시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만65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8∼9일 이틀간 이란 전역에서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3만6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도 이란 보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8∼9일 이틀간 최대 3만 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