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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없어 집에서 위험천만 출산… ‘세이브 링’으로 세계 산모-신생아를 살린다

입력 | 2026-01-27 04:30:00

[나눔, 다시 희망으로] 세이브더칠드런
케냐-방글라데시 등 의료 지원
반지에 ‘신생아 맥박’ 무늬 새겨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링’.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전 세계에서는 지금도 36초마다 신생아 1명이 분만 과정에서 사망한다. 또한 2분마다 여성 1명이 임신·출산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는다. 태어나는 순간이 곧 생사의 갈림길이 되고 아이를 낳는 시간이 위험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적절한 의료 지원만 있다면 충분히 위험을 막을 수 있고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이브링(SAVE RING)’ 캠페인을 통해 생명의 시작을 지키는 의료 지원을 일상 속 상징과 결합한 참여형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신생아와 산모의 생존을 돕는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을 통해 전달된 모자를 쓰고 있는 신생아 .



2007년부터 이어진 현장의 변화…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

세이브링의 뿌리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대표 보건사업인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이다. 2007년부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통합 보건 지원을 제공해 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민들이 직접 뜬 모자를 현지 신생아들에게 전달해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을 15년간 진행했다. 작은 모자 하나가 생명을 지키는 도구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캠페인으로 성장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집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모자뜨기 캠페인에 99만여 명이 참여해 225만여 개의 모자를 만들었고 14개국의 신생아들에게 전달됐다.

이후 더레드 선수단으로 확장됐고 신생아 사망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으로 전개돼 공감을 이끌어냈다.



신생아 살리기 사업의 효과… 현장의 눈부신 변화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사업은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방글라데시 랑푸르 지역 보건소는 24시간 연중무휴 운영을 통해 자연분만·제왕절개 1만2000건 이상이 안전하게 이뤄졌다. 응급 교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600명 이상의 임신부가 위급 상황에서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동 진료는 누적 6000건 이상 진행됐다. 5000명 이상의 보건 인력이 전문 교육을 받고 9만5000명 이상의 지역 주민이 안전한 임신과 건강한 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방글라데시 가이반다에서 응급 후송 보트 ‘마모타 토리’를 타고 이동 중인 임신부.

방글라데시 가이반다 쫄(Char) 지역에는 14개 보건소에 24시간 분만 시스템이 구축됐고 지역 기부금으로 조성한 응급 자금을 통해 1800명 이상의 임신부가 병원으로 이동했다. 강으로 고립된 마을을 위해 운영된 응급 후송 보트 ‘마모타 토리’는 임신부를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생명선이 됐다.

베트남 고산지대 선라성·닥락성에서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소수민족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소수민족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결과 4회 이상 산전 관리를 받은 임신부 비율은 31%에서 71%로 증가했고 출산 후 첫 주 이내 산후 관리를 받은 산모 비율 또한 52%에서 83%로 상승했다. 출생 24시간 이내 신생아 돌봄 비율도 33%에서 61%로 늘어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이 사업을 통해 개발된 미숙아를 위한 캥거루 케어(KMC) 매뉴얼은 베트남 보건부 공식 지침으로 채택돼 베트남 전역에서 활용되는 국가 표준으로 확산됐다.

우간다 분디부죠·은토로코 지역은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81명에서 49명으로 감소했고 4회 이상 산전 관리를 받은 임신부 비율은 66%에서 86%로 증가했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현지 보건 인력은 우간다 보건부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케냐·방글라데시로 이어지는 세이브링

케냐 보건 인력이 신생아를 안고 있다.

이러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세이브링 캠페인은 방글라데시와 케냐 등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지원한다. 방글라데시는 병원까지 이동하는 것이 위험해 가정 내 분만이 만연하고 응급 의료 대응이 취약하다. 또한 케냐는 신생아 의료 서비스 질 부족으로 신생아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이브링 캠페인을 통해 임산부의 병원 이동을 돕는 교통수단을 지원하고, 위생적인 분만 환경을 조성하며, 산전·산후 검사와 신생아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산 전 과정에 걸친 촘촘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 임산부와 아이 모두가 안전하게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일시적 지원이 아닌 지역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보건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의료 현장을 닮은 반지

세이브링 캠페인의 상징인 반지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다. 소재 선택부터 의료 현장의 기준을 따르며 이 캠페인이 생명과 직접 연결된 프로젝트임을 보여준다. 또한 실제 분만실 수술 장비와 동일한 서지컬 스틸 소재로 제작돼 내구성이 뛰어나다. 디자인에는 신생아의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심전도 그래프를 적용해 안전하게 태어난 신생아의 건강한 심장 박동을 표현했다. 반지 표면에는 ‘Save the Children’이라는 문구를 각인해 착용자가 일상 속에서도 생명의 소중함과 연대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한 사람의 관심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확산된 메시지는 실제 의료 현장의 변화로 이어진다.

전 세계 곳곳에는 여전히 의료 접근성 부족으로 수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참여가 모이면 산모는 안전하게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고 신생아는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다.

세이브링은 생명을 살리는 연대가 일상에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이브링과 함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움직임에 더욱 많은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



신승희 기자 ssh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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