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들이 언론의 입 막으려 사소한 오류로 명예훼손 소송 1964년 승소로 언론 자유 지켜 ◇뉴욕타임스 죽이기/서맨사 바바스 지음·김수지, 김상유 옮김/380쪽·2만5000원·푸른길
광고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민권운동을 지지하고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는 게 골자였다. 그런데 광고 속 사소한 사실관계 오류가 언론의 입을 막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권력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시의원이자 인종차별주의자였던 레스터 설리번은 즉각 명예훼손 소송에 착수했다. NYT가 오류를 바로잡지 못한 점 등을 빌미로 삼았다.
소송이 제기되기 직전부터 1964년 미 연방대법원의 기념비적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긴박했던 과정을 복기한 책이다. 미 아이오와대 법학 교수인 저자는 NYT의 편을 들어준 최종 판결이 단순히 한 언론사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승리”였다고 말한다. NYT 내부 기록, 재판연구원의 의견서 등 치밀한 사료로 이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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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방대법원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윌리엄 브레넌 대법관은 “공적 사안에 대한 토론은 억제되지 않고 활기차며,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현실적 악의’ 원칙을 선언했다. 권력자가 ‘가짜 뉴스’를 주장하려면 언론이 허위 사실임을 인지하고 있었음 등을 직접 입증하도록 했다.
최근 우리 국회를 통과해 논란이 일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격렬하고 신랄하며, 때로는 불쾌할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이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관한 국가적 약속이라는 배경에 비추어 이 사건을 고찰한다”는 의견서가 우리에게도 경고장처럼 다가온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