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개 대형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중요한 거래 조건인 부동산 담보인정비율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과징금 총 2720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6.01.21. 뉴시스
21일 공정위는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720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은행별 과징금은 하나 869억 원, KB국민 697억 원, 신한 638억 원, 우리 515억 원 등이다. 이는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된 정보교환 담합행위 금지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다.
4대 은행은 2022년 3월~2024년 3월 LTV 정보를 공유했다. 전국 모든 부동산 종류 및 소재지별로 적용되는 LTV가 공유됐는데, 최소 736건에서 최대 750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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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2025.02.12. 뉴시스
정보 교환은 담당자가 바뀌면 인수인계하는 등 오랜 기간 관행적으로 했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직접 만나 문서 형태로 LTV 정보를 공유한 뒤 일일이 입력하고 받은 문서를 파기하는 등 불법이라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정위는 개정된 법이 시행된 2021년 12월 30일 이후의 행위만을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4대 은행이 이런 방식으로 2년간 취급한 부동산 담보대출에서 얻은 이자 수익은 6조8000억 원에 달한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4% 수준이다. 과징금을 산정할 때 감경 혹은 가중 사유는 없었다고 공정위 측은 밝혔다.
애초 수조 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부과된 과징금은 이보다는 적었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정부 규제로 은행이 설정한 LTV가 적용되지 않는 등 담합 영향을 받지 않은 매출액은 과징금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각에선 과징금 부과액이 커지면 위험가중자산(RWA)이 함께 커져 은행 건전성이 악화하고, 결과적으로 생산적 금융 이행 등 정부 금융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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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