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에 ACI 포함 대응 카드 논의…다보스 회담이 분수령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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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EU가 미국에 최대 930억 유로(약 159조 1970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이날 오후 5시(한국 시간 19일 새벽 1시)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약 930억 유로 규모의 대미 보복 관세 목록을 재가동할지 여부가 논의됐다. 해당 관세 목록은 EU가 지난해 마련한 것으로, 미·EU 간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2월 6일까지 발동을 유예해 둔 상태다.
이와 함께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ACI)’, 이른바 유럽의 무역 ‘바주카포’도 함께 검토됐다. 이는 무역을 무기로 한 정치적 압박에 맞서기 위한 EU의 ‘최후의 대응 카드’로, 발동 시 미국 대형 기업을 겨냥한 광범위한 보복 조치가 가능하지만 미·유럽 관계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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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는 2월 10% 부과를 시작으로 6월 25%로 인상하는 계획이다. 관세 대상은 북극권 안보를 이유로 그린란드에 군사 병력을 파견한 영국과 노르웨이, 그리고 덴마크·스웨덴·프랑스·독일·네덜란드·핀란드 등 EU 6개국을 포함한 총 8개 유럽 국가다.
논의에 정통한 한 유럽 외교관은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분명한 보복 수단이 있다”며 “트럼프는 순수한 마피아식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동시에 공개적으로는 자제를 촉구하며, 트럼프에게 체면을 살리고 물러날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서방 국가들의 국가안보보좌관들은 19일 오후 다보스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 회담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러시아의 침공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었으나, 그린란드를 둘러싼 위기를 논의하는 쪽으로 의제가 수정됐다.
한 유럽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의 위협은 교과서적인 강압 사례로, ACI를 발동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월 1일까지의 시간을 활용해 트럼프가 출구 전략(off-ramp)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다보스 회담 결과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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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