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늙는다는 것/구사카베 요 지음·조지현 옮김/280쪽·1만8000원·생각의닻
100세 시대란 말조차 이제는 식상해졌지만, 정말 오래 사는 게 그렇게 좋기만 한 일일까? 의사로서 30년 가까이 초고령 노인들을 돌봐 온 저자가, 작정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겪어야 하는 ‘늙어감’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책이다.
철마다 비행기 일등석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병원은 건강검진 때만 갈 정도라면 축복이겠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자는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100세 시대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산다는 말이 아니라, 병마에 시달리면서 100세까지 죽지도 못한 채 고통받을 수 있다는 말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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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몸만이 아니라 정신도 무너뜨린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끈기도, 흥미도, 인내심도 사라진다. 쉽게 짜증 내고, 화내고, 고집부린다. 덩달아 걱정과 불안, 의심이 늘면서 잔소리도 많아진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전형적인 노인의 모습이다.
읽다 보면, ‘늙음’이 ‘죽음’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공포가 아니다. ‘늙음’도 ‘죽음’처럼 피할 수 없기에, 100세 시대를 말하는 지금 ‘어떻게 잘 늙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긴 ‘웰다잉(well-dying)’ 이전에 ‘웰에이징(well-aging)’부터 고민하는 게 순서인 것 같기는 하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